키워드로 알아보는 2018 트렌드 (1) 자기향유족

올해도 어김없이 트렌드를 예측하는 수 많은 트렌드 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2018 트렌드’라는 키워드로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을 하면 80여권의 책이 검색될 정도입니다. 그 많은 책들을 다 사서 볼 수도 없고, 대체 2018년에는 어떤 트렌드들이 이야기 되고 있는지, 트렌드 책들의 트렌드를 살펴보았습니다. 크게 4가지 정도로 요약되었습니다. 앞으로 시리즈로 이 내용들을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1. 자기향유족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 미래가 아닌 현재, 다른 곳이 아닌 여기라고 여기는 자기향유족의 탄생 욜로, 소확행, 케렌시아, 워라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자기향유족은 킨포크, 휘게와 맥이 닿아있습니다. 과연 킨포크, 휘게와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요? 이는 단순한 트렌드일까요?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인류의 탄생일까요?

“현재, 여기”

워라밸을 아십니까? 워라벨은 Work and Life Balance을 줄임말입니다. 즉 일과 삶 그 균형을 추구한다라는 의미입니다. 누군들 늦게까지 야근하고 주말도 반납하고 일만 하는 삶을 원 하겠습니까? 그런데 예전에는 어쩔 수 없다. 일을 배우려면 그래야 된다. 라고 체념하고 순응했다면,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라고 선언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1년차 미만의 이직률이 가장 높습니다. 사람들은 많이 벌어서 노후를 대비 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벌어서 아주 잘 살기를 희망 하고 있습니다. 칼퇴는 기본이고 취직과 동시에 퇴직을 준비합니다.

케렌시아. 스페인어 케렌시아(querencia)는 투우장의 소가 투우사와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휴식 공간 케렌시아가 있습니다. 헤밍웨이가 ‘오후의 죽음’이라는 논픽션에서 쓴 이 ‘케렌시아’는 ‘이번 생은 처음이라’라는 드라마에서는 ’19호실’로 묘사되었고, 버지니아 울프는’자기만의 방’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몇 해 전 이불 밖은 위험해!가 대유행어였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대표적인 케렌시아는 ‘집’입니다. 원래 집은 잠자고 쉬는 공간이었다면 집이 나만의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능동적인 취미와 창조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을 옮겨온다든지, 거실 소파를 치우고 카페에서나 있을 법한 긴 테이블을 들여놓는다든지 자신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밖에서 쓰던 사이니지가 집 안으로 들어오고, 획일적인 공간을 거부한 채 자신의 아이덴터티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집이 변모하고 있습니다. 서울숲에서 한창 짓고 있는 아크로 주상복합의 경우, 천장 높이가 3.3m의 달합니다. 일반 아파트들이 1m가량 더 높은 천고로 오히려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높은 천장은 개방감을 줘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제3의 공간. 또한, 밖에서도 집 같은 편안함을 찾습니다. 원래 사람들에게는 제 1의 공간이 집. 제2의 공간이 일터. 제 3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제 3의 공간은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인데, 휴식하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그 제 3의 공간에서 집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원합니다. 이러한 요구에 맞춰 극장에서는 시에스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점심 시간에 푹신한 시트가 있는 프리미엄 관에서 90분간 꿀잠을 잘 수 있게 해 줍니다. 유한킴벌리 같은 회사에서는 꿀잠자기 대회를 열었습니다. 그것도 침대가 놓인 침실이 아닌 서울숲에서 말입니다. 비행기 1등석으로 꾸민 카페가 등장하고 있고 수면 카페에서는 산소발생기까지 들어오고 왔습니다. 카페에서 제공해주는 수면복을 입고, 산소발생기가 설치된 수면 산소캡슐에 들어가서 꿀 잠을 잡니다. 와인과 미술학원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학원이 등장하고 맥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책맥카페가 등장하고, 요가랑 또 맥주를 합친 요가 카페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집 밖에서 나만의 아지트를 꿈꾸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오래 머무는 제2의 공간인 일터에서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해서 그 업무공간 자체를 꾸미는 사람들이 사무실에서 나만의 케렌시아를 만드는 데스크테리어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평범한 것, 강도가 아닌 빈도, 의미 없어도 괜찮아.”

소확행. 90년대 발간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처음 소개된 신조어입니다. 소! 작지만, 확! 확실한, 행!행복을 바로 소확행이라고 하는데요. 한번 뿐인 인생 나를 위해서 살자!라고 해서 2017년 욜로 열풍이 불었는데요. 나의 행복을 위해서 과감하게 큰 돈도 쓰고 했었다면 소확행은 남들이 생각하는 성공, 화려함. 이런게 아니라 커피, 자전거, 인디음악, 동물, 요리, 맥주 등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은 ‘킨포크’, ‘휘게’라는 키워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테이케이션 stay와 vacation의 합성어로 멀리 나가지 않고 집이나 집 근처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싼 비행기 티켓 끊어 가지고 외국에 나가 가지고 오히려 같은 돈으로 서울 시내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즐기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집에서 즐기는 바캉스라는 뜻의 홈캉스, 호텔 플러스 바캉스의 호캉스 역시 일종의 스테이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가는 것도 자주 보입니다. 지방은 촌스럽고 낙후된 이미지가 있었다면, 오히려 서울을 탈출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을 맛보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경주의 한옥 스타벅스와 한옥 맥도날드, 벌교에 있는 보성여관, 통영에 봄날의 집, 강릉의 버드나무 부르어는 핫플레이스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루프탑 등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여행이 보편화되고, 여행의 경험이 많아지면서 내리세요! 찍으세요! 타세요! 로 대변되는 구경하는 여행에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는 여행으로, 여행의 의미가 바뀌고 있습니다.

무민세대. 바쁘게 경쟁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았던 사람들이 평범한 것도 넘어서 의미 없는 것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무민세대는 의미없다는 뜻의 무민에 세대를 붙인 것인데요. 더 이상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자신을 옭아매지 않고 의미 없어도 된다. 홀가분하고 싶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멍때리 대회는 낮잠자기 대회, 이불영화제 등으로 확산되어가고 있고, ASMR은 콜라 따르는 소리, 연필 쓰는 소리 등 청각적인 것에서 아이유 진주 슬라임 등 시각적인 것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고 이를 순간삭제. 멍 때리는 시간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무말 대잔치’ 같은 무맥락, 무의미가 유머 코드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쉴새없이 울리는 카톡 알림, 끊임없는 정보에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의미가 아니라 무의미입니다. 이렇게라도 머리를 비우고 싶은 것이지요.

2018년에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바로 ‘나’ 입니다. ‘자기향유족’입니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소중하고, 나에게 집중하는 이 현상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 더 뚜렸해지고 있습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 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행복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 현재가 중요합니다. 특별함보다는 평범한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평범해도 나에게 특별하면 됩니다. 또한,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가 더 중요합니다. 작아도 여러 번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을 선호합니다. 누가 뭐래도 나의 기준, 내가 선택한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생존’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삶’이 중요한 시대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작고, 사소하고, 무의미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대신 의식의 흐름대로 놓아둡니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인생의 항로를 선택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삶을 만끽하려는 이들에게 일상은 가장 소중한 토대입니다. 이러한 트렌드의 시사점은 일상을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일상에 새로운 의미,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런 콘텐츠는 어떠세요?

 

프리미엄으로 모든 콘텐츠무제한으로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