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란 무엇인가?

모든 조직이 혁신을 부르짖는다. 혁신의 중요성이 이토록 큰 것에 비해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혁신을 일굴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대다수는 혁신의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창의적 혁신을 돕는 크리베이트에서 혁신을 좀 더 깊이 고찰할 수 있도록 먼저, 혁신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정의하려고 한다.

혁신의 어원

혁신을 정의하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먼저 그 단어부터 살펴보도록 하겠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가죽 혁革 에 새로울 신新 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흔히들 ‘혁신’을 직역해서 가죽을 벗겨서 새롭게 한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 가죽을 벗겨 낸다 하니 실로 생각만으로도 고통스럽고 끔찍하다. 이런 까닭에 혁신이란 고통스럽고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혁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혁’이라는 한자를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가죽을 뜻하는 한자는 ‘혁’ 외에도 ‘피(皮)’도 있다. 혁과 피의 차이는 피는 짐승 가죽을 벗겨 낸 것이고, 혁은 짐승 가죽에서 털을 다듬고 없앤 것이라고 한다. 즉, 가죽을 뜻하는 ‘피’를 쓰지 않고, ‘혁’을 썼다 함은 이미 가공한 가죽을 더 새롭게 만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영어로 놓고 보면 혁신(innovation)은 ‘안에서 밖으로’를 뜻하는 in과 새롭다는 뜻의 nova가 결합한 것으로 이를 해석하면 안에서부터 시작해서 새롭다는 의미이다. 즉 새롭다는 것을 바깥으로 드러난 현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속부터 시작해서 보이는 겉까지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혁신은 고쳐서 착해진다는 뜻을 가진 개선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둘 다 변화를 수반하지만, 개선은 고친다고 해도 여전히 고치기 전과 다른 것으로 인식되지 않지만 혁신은 완전히 다른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개선과 혁신의 차이

예를 들어 우리가 이동형 MP3 플레이어에 단순한 기능 하나를 더 추가하는 식으로 스피커를 추가했다면 이를 어떻게 평가할까? 스피커라는 하나의 기능이 추가되었을 뿐 여전히 조금 다른 MP3 플레이어로 인식된다면, 아마 혁신했다고 하지 않고 개선했다고 할 것이다. 반면, 아이팟을 보고는 혁신이라고 이야기한다. 왜 아이팟에는 혁신이라는 이름을 붙일까? 기존 이동형 MP3 몇십 곡 들어가던 것이 몇천 곡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버튼 하나로 조작할 수 있어서? MP3 파일을 일일이 구해서 듣는 게 아니라 아이튠즈를 통해 원하는 곡에 접근하기가 쉬워져서? 무엇인가 하나로 정의할 수 없지만, 아이팟은 기존 이동형 MP3 플레이어 중의 하나가 아니라 아이팟 그 자체로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처럼 여겨진다.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단순히 동물 가죽을 벗겨 낸 상태가 아니라 털을 뽑고 다듬고 말려서 달라진 가죽처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인식된다. MP3 플레이어라는 속성으로부터 출발했지만, 전혀 다른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는 것. 이것이 바로 혁신이다. 그래서, 보통 혁신 제품은 호치키스. 프리마. 아이팟처럼 그 브랜드 자체가 제품이 속한 카테고리를 대변한다.

새롭다고 혁신인가?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이런 가정을 한 번 해보자. 만약 어떤 이동형 MP3 플레이어 제조 회사가 혁신하기 위해서 이동형 MP3 플레이어를 hi-fi 오디오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육중한 무게를 자랑하는 스피커와 앰프 등과 함께 집안 거실에서도 MP3를 듣게 한다면 이는 혁신일까? 분명히 이전에 존재하던 MP3 플레이어가 아니다. 새롭다. 하지만, 우리가 이 제품을 혁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혹자는 이 제품의 겉모습만 보고 혁신적이라고 칭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제품을 혁신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이동형 MP3 플레이어의 가치는 ‘이동하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이동성, 편리함에 있다. 그런데 이동하지 않고 집에서 음악을 듣는 데 굳이 음원 손실이 있는 MP3 파일을 그것도 hi-fi 오디오로 듣고 싶은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혁신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

가치의 변화에서 혁신을 정의하는 좀 더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새롭다고 무조건 혁신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새로움이 가치와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혁신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피터 드러커는 혁신을 “소비자들이 이제껏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기존 자원이 가진 잠재력을 더 높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혁신이고, 없던 것에서 혹은 아주 형편없던 것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혁신이다. 이렇듯 넓은 의미에서 혁신은 가치 창출의 활동인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혁신은 기업 활동에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기업은 가치를 창출할 때에만 존속할 수 있으며, 혁신은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성장해야 한다. 그 성장은 기존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일과 일하는 방식을 돌아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혁신을 통해서 가능하다. 모든 것의 경계가 무너져 내리고 그 안에서 융합되고 분화되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혁신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그래서, 혁신은 한때 유행하는 트렌드가 아니라 게리하멀의 말처럼 혁신만이 진정한 처방이며, 유일한 처방일지 모른다.

 

1. 《주례(周禮)》에 보면 “가을에는 피(皮)를 거두고 겨울에는 혁(革)을 거둔다(秋斂皮, 冬斂革)”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래서 《설문(說文解字)》을 보면 革을 풀이하기를, “짐승의 가죽에서 그 털을 다듬어 없앤 것을 革이라고 한다. 革은 고친다는 뜻이다. (獸皮治去其毛曰革. 革, 更也)”라고 하였고, 한편 皮는 “짐승 가죽을 벗겨 낸 것을 皮라 한다(剝取獸革者, 謂之皮)”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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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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