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리뷰] “일이 즐거운데, 수익까지 생기니 더 좋아요”

“화장실 휴지에 광고를 하는 회사, 돈 대신 초콜릿으로 배당금을 주는 회사, 고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착한 일을 하는 버스, 아이스크림 기계 카메라에 얼굴을 대고 웃으면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주는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세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크리베이트 파트너스에서 만난 박성연 대표는 이처럼 보통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독특한 기업의 마케팅이나 아이디어 사례를 블로그에 올렸던 것을 시작으로 ‘아이디어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갖게 됐다.

“전에는 삼성전자에서 마케팅 관련 일을 했었어요. 외국 이노베이션 컨설팅 기업과 함께 일을 하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었죠. 이에 재미 삼아 새롭고 혁신적인 사례를 블로그에 올렸는데, 기업에서 연락이 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게 첫 아이디어 컨설팅이었지요.”

박 대표는 애플이 내놓은 최초의 컴퓨터 마우스, 폴라로이드의 즉석카메라 작품을 탄생시킨 아이디오(IDEO)와 같은 회사가 우리나라에도 분명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오가 했던 디자인 중에서 하나를 소개하면 ‘잔돈을 가져라(keep the change)’인데 이 직불 카드로 계산을 하면 그 무엇이든 딱 떨어지는 정수에 맞춰서 계산이 된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나머지 남은 센트들은 자동으로 저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99달러를 계산하고 나면 나머지 1센트는 저축 계좌로 간다. 조금씩 모인 돈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저축 형태다. 이처럼 아이디오의 디자인 생각은 사람들의 행동을 직접 관찰해 그들이 원하는 것, 제품, 생산, 마케팅 등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한다.

“2007년 크리베이트를 처음 시작할 당시 고민이 많았죠.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차 스페셜리스트가 돼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는데, 저의 관심사는 오히려 더 넓어졌었거든요. 이 관심들을 펼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아이디오와 같은 혁신 컨설팅 회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 너무나 신선하고 재미있었어요.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다양한 관심이 필수라는 것에 더욱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회사에 자리 하나를 마련해 시작했던 박 대표의 아이디어 컨설팅 사업은 2009년 법인을 설립, 현재 10명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아이디어 컨설턴트’라는 직업 명칭에 대해 “크리베이트에서 하는 일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리베이트는 그동안 굵직한 대기업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LG전자 휴대폰 G2를 톡톡 치면 끄거나 켤 수 있게 한 것이 크리베이트의 아이디어였는데, 실제 적용된 사례다. 또 현대자동차의 경우 우리나라 최고의 자동차 회사지만 서비스 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수입차가 물밀 듯 밀려오기 시작하면서 회사는 단순히 제품으로 승부하긴 힘들다고 판단,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의뢰가 들어왔다.

박 대표는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부터 폐차를 시키는 사람까지 살펴보면서 이들이 힘들어하는 고민이 무엇인지부터 찾아봤다. 예를 들면 A/S가 필요할 때 보통 고객들은 서비스센터에 가기 전부터 어떻게 서비스를 받을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에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는 실행 전 준비 단계가 1년여 정도 걸렸다고 한다.

“당시 의뢰 기업 내부에서는 ‘왜 외주 대행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느냐’는 말이 나왔다고 하는데, 크리베이트는 정말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객관적으로 판단, 설득하고 다른 시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담동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크리베이트 회사 벽면에는 수백 개의 메모장이 붙어 있다. 주로 아이디어 컨설팅이 시작되면서 갖게 되는 물음에 대해 직원들이 차곡차곡 정리해 놓은 것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을 때는 직원들과 야외 테라스에서 함께 점심을 먹곤 한다는 그는 “항상 새롭고 재밌는 일을 하는데,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가끔 직원들에게 말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기존에 없는 또는 기존과는 다른 것을 구상하고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는 게 아이디어 컨설턴트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업무 자체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아이디어 구상을 위한 학습이 중요한데요. 이를 통해 자기계발과 성장이 가능한 것도 이 직업의 큰 장점입니다. 업무를 통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새롭고 혁신적인 것인 만큼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이 기존과는 다르게 창의적, 독창적으로 수행되는 것도 흥미롭지요.”

박 대표에 따르면 다양한 팀원들 덕분에 혼자서라면 못할 일도 거뜬히 해낼 때의 쾌감도 대단하다. 단순히 모여서 일하는 Group Think가 아닌, Group Genius를 발휘하려고 노력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물론 힘든 점도 있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해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들다는 박 대표는 특히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구체적인 서비스나 제품 안에 담아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머릿속에 있는 개념을 이해시키고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우리끼리 소통했다고 일이 마무리되는 것도 아닙니다. 팀원들끼리 치열하게 고민해서 구상한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 역시 어렵죠.”

그렇다면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이 일과 적성에 맞을까. 박 대표는 “아이디어 컨설턴트에게는 몇 가지 근본적인 능력이 요구된다”며 “아이디어는 일종의 솔루션이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잘 내기 위해서는 문제를 잘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문제를 날카롭게 인식할 수 있는 통찰력과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는 창의력, 그리고 그것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 그는 “먼저 통찰력은 말 그대로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의미한다”며 “통찰력 있는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왜?’ 혹은 ‘무엇을?’ 이라는 질문을 계속적으로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의력은 기존의 발상을 전환해 독창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을 말합니다. 창의력 향상을 위해서는 현재 존재하는 사물 미리보기, 제품, 서비스 등에 대한 관찰 훈련과 다양한 관점에서 질문을 재구성해보는 능력 개발이 요구됩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역시 무척 중요한 요소인데 아이디어 컨설턴트는 새로운 생각을 타인에게 이해시키고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청중 또는 업무의 성격에 따라 최적의 방법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능력,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능력,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능력 등이 특히 요구됩니다.”

사실 수학처럼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호함이 있을 수 있다. 단순한 분석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창조적인 것을 얻어내야 하기도 한다.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라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그만큼 보람과 재미가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으로 아이디어 컨설턴트가 가져야 할 태도를 꼽으며 “열정적으로 도전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 ‘해낼 수 있다’는 강한 신념과 긍정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해나가는 자기 혁신이 아이디어 컨설턴트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박성연 아이디어 컨설턴트의 Knowhow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내기 위해 박성연 대표는 ‘아이디어 카드’를 활용한다. 이는 박 대표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에 관한 카드로, 다양한 생각을 내놓을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활용된다. 아이디어 카드에는 ‘패턴을 찾아라’, ‘꼬리를 물어라’, ‘뒤짚어라’, ‘엉뚱하게 연결하라’ 등 창조적인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카드는 보통 ‘창조적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시작해 강의와 책 내용을 토대로 종합 정리한 것이다. 박 대표는 “아이디어 카드를 이용해 회의를 하면 더욱 창조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201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