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꿈의 일터로” 대기업들 조직문화 확 바꾼다

“꿈의 일터로” 대기업들 조직문화 확 바꾼다

ㆍ상명하달식 지양, 창의·자율 강조
ㆍ삼성전자·포스코·LG 등적극적인 근무환경 개선

삼성과 LG,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새로운 조직 문화 만들기에 나섰다.

“고지가 저기다. 나를 따르라”는 기존의 상명하달식 조직문화로는 시대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세계적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자성에서다.

삼성전자는 30일 수원사업장에서 최지성 DMC(제품)부문 사장과 1000여명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디지털 시티 선포식’을 개최했다. 공장, 공업단지 이미지인 수원사업장을 2011년까지 DMC 부문의 글로벌 ‘두뇌’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최 사장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환경까지 바꿔 꿈의 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사·보상 제도 개선, 근무복장 자율화 등 조직, 문화 개선에 이어 소홀했던 근무 환경까지 바꾸겠다는 뜻이다.

대표적 굴뚝기업인 포스코도 조직문화 바꾸기에 여념이 없다. 정준양 회장 주문 아래 문서를 짧고 쉽고 명확하게 작성하는 ‘1쪽짜리 보고서’ 작성에 나섰다. 앞으로는 불필요한 서류를 줄이고 어디서든 일하는 ‘모바일 오피스’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9월 초에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창의문화 조성을 위한 직원 놀이공간인 ‘포레카’도 열었다. 북카페와 게임, 음악감상 등을 통해 미국 구글처럼 ‘펀(fun) 경영’을 꿈꾼다. 나아가 ‘수요 인문학 강좌’ 등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합형 인재를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LG그룹은 창의와 자율을 강조하고 있다. 구본부 LG 회장은 지난 29일의 ‘LG 인재 개발대회’에서 “창의와 자율이 넘치는 조직이 돼야 한다”며 “구성원의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리더를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LG전자는 남용 부회장 체제 이래 ‘아이디어 발전소’라는 사내 게시판을 열었다. 2005년 개설 이래 3700여개의 아이디어가 올라왔을 정도다.

SK텔레콤은 ‘지식경영’이란 화두 아래 사내 토론문화를 통한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공룡으로 치부되던 KT도 이석채 회장 취임 후 역발상의 혁신적 사고를 내세운 혁신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이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LG전자 남 부회장이 “혁신기업은 톱 다운(상명하달식)이 아니라 개방적 조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나아가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부쩍 자율·창의·혁신 문화 구축을 역설한다는 해석도 낳고 있다. 삼성 측은 “분위기를 바꿔 진정하게 창의와 자율을 일깨우려는 시도”라면서 “이 전무와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이디어 컨설팅을 해온 박성연 크리베이트 대표는 “기업들이 아직 혁신 마인드 공유가 안돼 갈등도 많고, 직원들은 ‘임원부터 혁신 교육을 시켜달라’는 부탁을 자주 한다”며 “물리적인 환경보다는 자율·창의를 공유할 수 있는 구성원간 수평적인 심리 환경 조성이 훨씬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경향신문 200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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