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재료 삼아 새롭게 생각하기

창의적 사고에 필요한 3가지

맛있는 요리를 하려면 재료+조리기구+레시피가 필요하듯 창의적 사고에도 재료+도구+방법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생각을 빠르게 해내는 천재들도 마찬가지죠. 그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들이 가진 것이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에요.

천재들은 마음 속 곳간에 몰래 재료를 쌓아두고 있고, 조리 도구는 주방의 비밀 서랍에 꽁꽁 숨겨 두었고, 레시피는 눈 감고도 따라할 수 있죠. 그들의 ‘천재성’은 사실 엄청난 훈련의 결과예요. 우리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따라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천재들의 재료 중 하나를 공개할게요.

인풋 중의 인풋, 고정관념

창의적 사고의 재료는 다양해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경험, 이미 알고 있던 지식, 아이데이션 초기에 열심히 수집할 데이터, 소비자를 관찰하며 얻게 될 통찰… 무엇이든 될 수 있죠. 이들을 묶어서 ‘인풋’이라고도 부릅니다. 새로운 생각은 일종의 아웃풋이라, 인풋이 없으면 나오지 않아요.

가장 다루기 어려운 인풋이 바로 ‘고정관념’이에요. 이놈은 마치 복어의 독과 같아서 무척 손질하기 어렵지만, 일단 손질하는 방법만 익히면 멋진 요리를 만들 수 있어요. 즉 ‘고정관념’을 잘만 다루면 새로운 생각 만들기에 큰 도움이 돼요.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전제, 별로 문제를 느끼지 않던 사고 구조는 모두 고정관념이 될 수 있어요. 새로운 생각을 도출하려면 내가 지금 지닌 고정관념이 무엇인지, 나아가 그 틀 속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먼저 알아차려야 해요.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들은 늘 자기 생각을 알아차리고자 노력해요. 어려운 말로 ‘메타인지’라고 하죠.

고정관념 부정하기

자기 생각을 알아차리면, 즉 자신을 가두고 있는 ‘생각의 틀’이 그려지면, 그 틀에 당돌하게 부딪쳐야 해요. 당연한 전제에 도전장을 내미는 거예요. 그 틀을 분해한 뒤, 말랑한 찰흙처럼 주무르며 맘껏 확장하고 축소해봐야 해요. 그런데 이 과정이 그리 쉽지는 않아요. 고정관념이라는 재료는 매우 단단한 껍질을 지니고 있어서 쉽게 다룰 수 없거든요. 그래서 고정관념과 같은 억센 재료를 다룰 때는 우선은 ‘부정’의 방법을 써볼 수도 있어요.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스마트폰을 열 때 패턴, 비밀번호처럼 어떤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는 기존 방식도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고정관념일 수 있죠. 그러면 그걸 일단 부정해봐요. “스마트폰을 열 때 정보를 입력하지 않는다면?”에서 출발하는 거죠.

한때 ‘노크해서 열리는 스마트폰’이 유행했었죠? 제가 그 아이디어를 낸 분께 여쭤봤더니,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어떻게 열까?”라는 질문에서 다음과 같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아이데이션을 했다고 하시더군요.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어떻게 열까?

=> 사람을 깨우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깨울 수 있을까?

=> 바라보거나, 건드리거나, 말하거나, 쓰다듬어야 열리는 스마트폰은 어떨까?

=> 특정 박자로 두세 번 건드려야 열리는 스마트폰은 어떨까?

=> 노크해야 열리는 스마트폰은 어떨까?

위의 멋진 아이데이션은 ‘스마트폰을 열려면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을 인식하고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어요. 고정관념을 움켜잡아 도마 위에 올리고, ‘부정하기’라는 도구를 활용해 이리저리 손질한 끝에 멋진 요리가 탄생한 거예요.

처음부터 새로운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은 없어요. ‘맨 땅에 헤딩’하듯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 하지 말고, 우선은 고정관념부터 제대로 파악해보세요. 그 뒤 그것을 부정하는 데에서 출발하면 아이데이션이 한결 쉬워질 거예요.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197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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