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칼럼] 중구난방 먼지 대책에 ‘공포 마케팅’ 활개

요즘은 일어나면 미세먼지부터 체크하게 된다. 공기 질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발표한 ‘환경성과지수(EPI) 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공기 질 부문에서 전체 180개국 중 173위다. 최하위는 중국(180위)이었지만 아시아권의 일본(39위), 대만(60위) 등과 비교해 봐도 한국의 대기오염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실외에 나가보면 목은 칼칼, 눈은 뻑뻑, 기침도 자주 난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단기간 노출로도 조기 사망률을 높인다고 한다.

그렇지만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은 아직도 깔끔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경유를 쓰는 국내 자동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확실한 근거가 없어 보인다. 한 논문에 따르면 서울의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중국발 오염물질이 40∼53% 정도이고 국내 영향이 15∼37%에 이른다고 한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이 2010∼2012년 서울 불광동에서 수집한 초미세먼지 분석 결과 무언가 태울 때 나오는 탄소류나 검댕이 18.8%였으며 자동차 배기가스 때문에 나오는 질산염은 28.9%였다. 가장 큰 비중은 황산염(39.2%)이었는데 중국에서 많이 쓰는 화석연료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충청권에서 가동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런 발전소의 오염 기여도는 어림짐작일 뿐이다.

원인을 정확하게 모르니, 대책도 중구난방이 되고 환경당국의 신뢰도가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틈을 타 미세먼지 공포증(phobia)은 더 기승을 부리기 마련. 벌써부터 미세먼지 농도를 외국 사이트에서 찾아보거나 이젠 황사 대비 마스크 대신 “산소 한 캔 주세요”와 같은 말이 유행처럼 퍼진다.

이번 공포도 대가를 요구한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에게 돈을 내라고 한다. 공기청정기가 그런 예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연평균 12%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판매액이 2013년 3000억 원에서 올해 그 두 배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는 효과가 확실한 대책이 실행될 때까지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박성연 크리베이트 대표
2016.06.10 동아일보 [박성연의 트렌드 읽기]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6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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