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칼럼] 집단주의를 뒤흔드는 1인 가구

1인 가구가 집단주의에 젖어 있는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서울시는 2030년에야 1인 가구가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이미 이 비율을 훌쩍 넘어섰다. 벌써 세 집에 한 집꼴이다. 직장인이 많은 중구 을지로 등 6곳은 70% 이상이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증가 추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전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중이 지난해 세계 6위였지만 앞으로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서울시내 어느 골목에서나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혼밥’, ‘혼술’족, 이들이 이용하는 식당과 반찬가게, 그들을 고객으로 모시는 세탁소를 흔히 볼 수 있다.

1인 가구의 빠른 증가로 사회가 바뀔까. 그 추세와 단서를 소비 패턴에서 찾아봤다. 새로운 소비주체인 1인 가구는 지난해 한 달 씀씀이가 96만 원으로 조사됐다. 머지않아 100만 원 이상을 지출할 것이다.

이들의 소비는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다. 다른 가족을 부양하지 않다 보니 자기계발을 위한 외국어 학습, 몸매와 건강 관리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1인 가구의 학습비는 2인 가구의 두 배에 이른다. 성인 학습 시장과 뷰티 산업이 각광을 받는 이유다. 그렇지만 베이비붐 세대처럼 집단으로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혼공’(혼자 공부)이다. 익스트림 스포츠 등에서 보다 세부화된 전문 취미를 배운다.

이들에게서 4인 가구 시절처럼 단일 품목 대량 소비는 좀처럼 볼 수 없다. ‘작지만 특별한 가치’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 때문이다. 외국산 소형차 수입 증가에서 나타났듯이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작은 게 아니라, 작아도 가치 있는 것이다.

이들은 사회에서 다인 가족의 집단성 대신 가치다원화를 이끌 주역으로도 꼽힌다. 이들을 무시하고 많은 생산품을 시장에 대량으로 내놓는 생산자는 생존하기 어려워진다.

이들이 현재 획일화된 시류에 쏠리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면 집단주의에 익숙해진 사회도 바꾸어 놓을 것이다. 단, 극단적 개인주의에 따른 공동체 책임의식 실종과 같은 부작용을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성연 크리베이트 대표
2016.04.15 동아일보 [박성연의 트렌드 읽기]  기사보기 ↗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6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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