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칼럼] ‘집밥’을 넘어 ‘집활’로

야외 활동 시즌에 집 안에 있으면 갑갑하지 않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야외 활동 증가에 따른 폭발적인 소비를 기대했던 곳에서는 판매 전략을 바꿔야 할 판이다. 4인 가구 중심의 소비 진작 대책도 맥을 잘못 잡았다. 시대가 바뀌어 1인 가구 주인들이 ‘방콕’(방 안에 콕 박혀 있음)을 고집하니까.

주5일 근무제 정착과 소득 증가가 오히려 ‘집으로!’ 추세를 굳혀주는 형국이다. 이젠 ‘불금’(불타는 금요일) 경기도 사라졌다. 목요일 저녁 이후 집으로 들어가는 인파 때문이다. 실제 ‘집에 가만히 있을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하다’ ‘집에서도 술 한잔, 커피 한잔 즐기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상 외로 많다.

이런 추세에서 소비가 확 줄어들지는 않았다. 어딘가 야외 소비 감소를 상쇄한 요인이 있다는 얘기다. 요즘 한 인터넷 마켓에서 팔던 팝콘 제조기 매출이 전년에 비해 710%나 증가했다. 뜻밖의 제품에서 소비가 불붙은 것이다. ‘집밥’에 대한 인기가 유지되는 한 누룽지 참기름 제조기 등에 대한 꾸준한 소비도 기대할 수 있다. 안심할 수 없는 원산지와 재료 속이기 행태가 사라질 때까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또한 많아졌다. 성인 남녀 4명 중 3명은 셀프 인테리어를 여가 생활로 인식하고 있다. 반제품 조립가구가 이 분야의 최대 수혜 종목이다.

야외 활동을 집 안에서 즐기는 인구도 거역하기 어려운 대세다. 사해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경험을 집으로 옮겨 놓는가 하면 트램펄린을 닮은 운동 기구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 한 공간을 헬스장처럼 꾸며 놓은 홈짐(home gym)도 흔한 풍경이 됐다. 집 밖에서만 보던 식물을 집 안으로 옮기기도 한다. 집 안을 꾸며놓은 뒤 서로 안방까지 공개하는 집스타그램은 ‘집활(집 안 활동)’을 보여주는 신세대 교감 미디어로 떠올랐다. 이 트렌드는 트램펄린이나 홈짐에서 일으키는 층간 소음, 거침없는 사생활 공개를 걱정할 단계까지 치달았다.

박성연 크리베이트 대표
2016.04.01 동아일보 [박성연의 트렌드 읽기]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6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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