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칼럼] 학교 폭력에 대한 새로운 예방책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놀림을 받은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통계에 따르면 학교 폭력 피해자 중 절반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한다. 그런데 가해자 중 절반은 그냥 혹은 장난삼아 그랬다고 한다. 죽을 만큼 힘든 사람이 있는데 다른 한쪽에선 그저 장난이었다고 말한다.

학교 폭력의 피해 유형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이다. 신체적 물리적 폭력보다 언어폭력이 더 심각하다. 그런데 문제를 알아도 해결책은 간단하지가 않다. ‘바른 말 고운 말’ 주간이 생기고, 언어 문화 개선 학교가 생겨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실 또래 아이들에게 욕은 친근함의 표현이고, 장난은 언어보다 편한 감정 전달 방식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욕하지 말라”, “장난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마치 어른들에게 “술 마시지 말라”, “대화하지 말라”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떻게 놀고, 관계를 맺고, 그 관계에 편입되거나 배제되는지 아이들 눈높이에서 학교 폭력 원인과 구조화 패턴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학교 폭력을 그저 폭력 불감증에 걸린 한국 사회의 축소판으로 보는 무책임한 진단 또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라 전체를 바꾸지 않는 한 학교폭력은 해결 불가능할 것 같은 무기력감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범죄 예방책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오갈 수 있도록 하면서 으슥한 동네 어귀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디자인으로 범죄를 예방하는 프로그램(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서울시는 마을 공원 한구석을 아이들에게 내주었다. 누구나 쉽게 동네 친구, 누나, 형, 어르신들과 어울려 바둑, 장기 같은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놀 거리와 장소를 제공하였다. 놀이를 통해 학교폭력을 줄이자는 시도다.

캐나다에서는 말 못 하는 아기를 학교에 데려와 학생들에게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공감 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 결과 괴롭힘이나 따돌림이 줄었다. 앞으로도 학교 폭력을 줄이려는 새로운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성연 크리베이트 대표
2016.10.21 동아일보 [박성연의 트렌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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