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을 사물 간 통신기술로만 이해하면 안되는 이유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 IoT)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최근 신문과 방송, SNS 등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이 말은 근미래 최대 이슈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IT나 전자제품 분야를 너머 ‘사물을 다루는 모든 분야’로 사물인터넷의 개념이 확장될 것으로 예측되고, 이 분야를 선점하는 기업이 앞으로의 10년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받기도 하는 거대한 변화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http://news.moyiza.com/240523>

■  사물인터넷의 정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의 정의를 보면, 사물인터넷은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으로 나와있고, 다음 백과사전에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이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각종 기기에 통신, 센서 기능을 장착해 스스로 데이터를 주고 받고 이를 처리해 자동으로 구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금 어려운가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지금까지는 사람들만 인터넷을 했다면 앞으로는 똑똑해진 사물들이 인터넷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무엇을 했을까요? 정보를 주고 받고, 게임을 하고, 데이터를 저장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이제 사물이 사람처럼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물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고, 게임도 하고, 데이터도 저장시키고, 심지어 새로운 지식도 만듭니다. 이러한 세상이 바로 사물인터넷 세상이죠.

<http://pando.com/2014/04/01>

(사물들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 대화하는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바로 오늘.)

■  사물인터넷의 ‘정의’가 아닌 ‘의미’는 무엇인가.
제가 오늘 꺼내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물인터넷이 ‘무엇이냐’ 를 너머 사물인터넷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과 변화를 줄 것이냐는 ‘인문사회학적 의미’ 입니다. 인문사회학적 의미라니… 좀 어렵게 들리지만 사실 아주 쉽답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볼게요. 많이들 잘 알고 계시는 와이파이(Wi-fi)의 사전적 정의는, 일정 거리 안에서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근거리 통신망 기술(시사경제용어사전,2010,대한민국정부)입니다. 그렇다면 와이파이는 인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한 개의 랜선으로 컴퓨터 한 대만 연결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와이파이가 닿는 공간의 수 많은 사람들이 거의 공짜로 쉽게 인터넷에 연결되게 되어 유선 통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많은 정보와 가치가 인터넷으로 유입됐습니다. 인터넷이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거대한 축이 된 데에 와이파이가 큰 일조를 한거죠. 와이파이가 없었다면? 이렇게 쉽고 저렴하게 많은 정보가 인터넷으로 빠르게 유입됐을까요? 물론 또 다른 무선통신 기술이 나왔겠지만 글쎄요… 후훗. 이렇게 새로운 무언가가 인간과 인류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가 바로 인문사회학적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www.tek.com/application>

(와이파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정보가 저렴하게 인터넷으로 유입되었을까요.)

그렇다면 사물인터넷은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사물인터넷의 전후를 살펴 변화를 알아보죠. 사물인터넷 이전에는 M2M 이라는 개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물인터넷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정리되고 있죠. 이 M2M은 Machine to Machine 이라는 말로써 기계와 기계가 직접 통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음? 지금도 리모컨으로 TV를 켜고 끄면서 기계와 기계가 통신하고 있지 않냐고요? M2M 은 ‘사람이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기계와 기계의 자발적인 소통’ 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와는 다릅니다. 말인즉슨, 사람이 리모컨을 누르지 않아도 TV를 켤 때가 되면 리모컨이 알아서 TV를 켜주는 것 – 기계가 스스로 똑똑해져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M2M의 개념입니다. 사물인터넷은 한 발 더 나갑니다. M2M이 기계와 기계 간 1대1 통신에 초점을 맞추었었다면 사물인터넷은 다(多) 대 다(多) 통신을 기본으로 생각하며 모든 사물(=Thing)이 기계(=Machine)가 된다고 생각하는거죠. 지금까지 기계가 TV나 전자제품, 핸드폰 등으로 한정되었었다면 사물은 책, 컵, 의자 등 주변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 모든 사물들이 ‘똑똑해지며’ 서로 소통하면서 좋은 정보와 가치를 만들어내게 된다는 겁니다.

(M2M에서 사물인터넷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  사물인터넷(IoT)이 아니라 사람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and Humans = IoTH)이다.
여기서 생각해보아야 하는 점은 대체 사물이 ‘어떻게 똑똑해지느냐’는 겁니다. 아무리 대단한 기술을 달아도 사물이 처음부터 지능과 지혜를 가지지는 못합니다. 사용자의 사용에 따라 축적되는 정보를 저장하며 사물이 점점 똑똑해지든, 인공지능 엔진을 달아서 똑똑해지든 결국 사물은 사람의 지식과 지혜를 저장하며 똑똑해지는거죠. 예를 들어, 리모컨이 어떻게 적절한 시간에 TV를 스스로 켜게 만들까요? 리모컨은 사용자의 사용 패턴이나 감정, 위치를 인식하거나, 아니면 그 동안의 사용자 데이터를 저장한 서버에서 정보를 받아서 스스로 판단하고 TV를 켜고 끌겁니다. 사물인터넷의 바탕에는 결국 사람과의 소통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 IoT) 을 “Internet of Things and Humans = IoTH” 즉, “사람사물인터넷” 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개념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죠. 이는 사람 사물을 불문하고 모든 개체 간의 통신 환경을 말하는 것으로, ‘사물 = 사람’ 이라는 의미입니다. 음! 사물이 사람이라니 이 대체 무슨 말이냐고요? 사물은 더 많은 정보를 얻으며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되고, 사람은 자신의 행동과 말을 비롯하여 수 많은 생체 정보를 센서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통해 데이터화 하면서 사물과의 통신을 위한 디지털화 된 정보를 생산하며 사물에 가까워진다는 것입니다.

(IoTH 환경에서 사람을 사물로, 사물을 사람으로 생각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겁니다.)

지금까지 사물은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책은 책 꽃이에 꽃힌채로 10년이고 20년이고 그대로 존재했고 1달에 한 번 칠까말까한 내 방의 피아노도 그냥 그렇게 존재했죠. 하지만 사물이 다양한 센서(오감)를 달고 데이터 저장 능력(뇌)을 가지며 유무선 통신 기술(언어)을 탑재하면 사물은 일을 하고 가치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내 방 피아노가 나의 피아노 이용 패턴을 계속 데이터화 하여 저장하고 있었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근 1년 간 급격히 피아노 치는 횟수가 줄어들면 피아노는 ‘아, 내가 이제 이 사용자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구나.’ 라고 변화를 인지하게 되겠죠? ‘이제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라고 생각한 피아노는 온라인 마켓에서 자신과 같은 모델의 중고 가격을 검색하여 사용자에게 ‘혹시 피아노 더 안칠거면 지금 40만원에 팔 수 있는데 한 번 팔아볼래?’ 라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사용 데이터와 온라인 마켓의 정보 등을 묶어 사용자가 원할지도 모르는 가치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죠. 사용자가 승인하게 되면 피아노가 자신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자기 몸값의 선금을 요구할지도 모르죠. 즉, 사물은 사람이 생산한 데이터와 정보 이용, 사람같은 의견제시 등 결국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 가치가 만들어집니다. 지금 미래 시나리오에서 피아노는 어땠나요? 사물 같았나요? 사람 같았나요?

(피아노가 나에게 중고판매를 제안하는 날이 아주 가까이에 올 수 있습니다.)

■  사람사물인터넷의 인문사회학적 의미로 상상하는 미래
사물인터넷을 이렇게 “사람사물인터넷”으로 이해하면 그 개념이나 아이디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떻게 사물과 사물이 통신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기술적 의미가 아니라 어떻게 사물이 사람처럼 사람과 소통하고 사람은 어떻게 사물에게 의사를 전달할 것인가 등의 인문사회학적으로 관점이 바뀌게 되죠. 사물인터넷을 사물 간의 통신기술로 이해하면 ‘어떤 사물에 어떤 센서와 통신 표준 기술을 적용해야 하나?’ 의 질문이 나오지만, 인문사회학적인 의미로 이해하면 ‘사물이 사람이 된다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미래가 그려지며 인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로 질문이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질문의 방식은 사용자 경험(UX) 및 인간 중심 혁신(HCI = Human Centered Innovation) 관점과도 맥이 통한답니다. 자, 그러면 사람사물인터넷이 인문사회학적으로 가져오는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사물도 이제 세상에 가치있는 정보를 생산하니까 그에 상응하는 돈을 벌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사물이 은행 계좌를 가져야 겠군요. 능력 좋은 사물은 부자가 될 수도 있겠네요. 또, 사물을 만든 제조사와 사물에 데이터를 제공한 사용자가 서로 생산된 정보에 대해 재산권과 소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게 되지는 않을까요? 그렇다면 돈을 번 사물이 제조사와 사용자에게 자기가 번 돈을 합리적으로 나눠 줄 수도 있겠네요. 정보(=가치)를 생산하는 사물이 스스로 돈을 벌고 이 돈을 자신을 생산한 생산자와 자신에게 정보를 제공한 사용자에게 나눠준다? 이렇게 앞으로 수십 수백억개에 달할 것이라 예상되는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이 금융의 주체가 된다면 70억 인류가 주고 받는 돈의 이동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수 많은 돈의 흐름이 인터넷 상에서 생겨날겁니다. 그럼 이 온라인 금융(pay) 시장을 지배하는 자는 이 돈의 이동에 대한 수수료로 앉아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겠네요. 이렇게 사물인터넷을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삶 –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미래가 그려집니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미래에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

(카카오페이나 라인페이 등의 가상계좌를 사물이 가지면? 사물이 돈을 벌어들일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다음 포스팅 예고를 드리자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사물이 먼저 ‘이름’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사람은 각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등의 ID를 가지고 있고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이 이름을 부르면서 시작하죠.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마찬가집니다. 사물이 사람에 가까워지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선 사물도 역시 고유 이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그 이름을 부르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사물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또 인터넷 상에서 사물은 어떻게 불리고 식별되어야 할까요? 다음 포스팅에서 이 사물의 이름 – ID, 특히 인터넷 상에서의 사물 ID 에 대해 사람과 비교하면서 그 의미를 발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8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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