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를 위한 혁신] 재택근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 시공간 전략편

사람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재택근무도 어떤 환경을 셋팅하느냐에 따라 업무 효율이 많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셋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정해진 레이아웃에, 정해진 가구에, 정해진 장비를 활용해서 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다릅니다. 환경셋팅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도가 크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기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셋팅을 좋아하고 잘 하는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재택근무가 더 어렵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능력치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근무 환경을 셋팅할 수 있다는 말은 직원들 간 개인차가 무척 클 수 있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업무셋팅을 하게 되면 아무리 재택근무라도 할지라도 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생산성에 도움되는 툴, 소프트웨어 등을 소개하는 정도가 다입니다.

재택근무는 단순히 툴의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와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무엇이 다르고, 그래서 어떻게 다르게 해야되는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재택근무로 일을 잘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크리베이트도 많은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노하우들입니다. 모두가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1. 시공간 전략- 재택근무의 시공간 전략은?
시간을 뭉쳐서 쓸 수 있는 공간을 찾아라.

짜여진 시간표에 익숙해졌던 고등학생이 대학 초년생이 되면 혼란과 무질서를 겪듯이 재택근무도 처음 시작하면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대원칙은 모든 것이 그렇하듯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패턴 같은 것은 있기 마련입니다.

먼저 공간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만나면 가끔 물어봅니다. ‘혹시 어디에서 일이 잘 됩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질문을 했을 때 단 한 번도 사무실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오로지 일만 하라고 만든 공간이 사무실인데, 오히려 사무실에서 일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역설적입니다. 마치, ‘침실에서 잠이 안 온다’와 ‘학교에서 공부가 안된다’와 비슷하죠.

그도 그럴 것이 일 하려고 앉아 있으면 누가 말 걸고, 좀 있다 회의하고, 밥 먹고, 또 뭐 좀 작업하려다 보면 자료가 없고, 요청하고. 이렇게 허탈하게 하루가 갑니다. 하지만, 직장인들에게 이게 끝이 아니지요. 퇴근하면 회식으로. 회식끝나면 집에 와서 몇 시간 자지도 못하고 새벽부터 출근 준비에 바쁩니다. 이 무한 루프를 돌다보면 아예 이런 패턴에 익숙해지기까지 합니다. 사무실에서 일이 잘되고, 안되고를 생각하지도 볼 필요도 못 느끼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서 일이 잘 될까요? 어디에서 일이 잘 되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봅시다. 지하철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화장실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화장실은 혼자 있는 공간이고, 지하철은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간이니 최소한 사람의 많고 적음은 영향 요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일하는 데 무엇이 중요할까요?

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단순 반복적으로 작업하는 일과, 집중해서 몰입해야 하는 일. 사무실에서 일하는 지식근로자들에게 단순 반복적인 일은 많지 않습니다. 요구되는 대부분의 일은 집중해서 몰입해야 해결되는 일들입니다. 하루 종일 종종거렸는데 대체 오늘 내가 뭐 한거야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죠?  오히려 진득히 한 두시간이라도 내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에 깊이 빠졌다가 나오면서 더 많은 고민과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중하고 몰입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은 바로 그런 일을 의미합니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어떤 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깊이 생각해야 되는 일 그것이 바로  지식 노동자들이 하는 일의 성격입니다. 그런면, 대체 어떻게 해야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을까요?

일은 잠과 비슷합니다. 둘 다 뇌의 작용이라는 공통점이 있지요. 일을 머리로 생각하는 작업이고, 잠은 머리 속을 깨끗히 청소하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동작하는 방식이 매우 유사합니다. 잠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대게의 경우 앝은 잠을 자다가 깊은 잠으로 빠집니다. 잠을 자다가 깼다고 했을 때 얕은 잠 단계에서 깼다고 해서 깊은 잠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얕은 잠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자다가 깨면 똑같은 시간을 자도 더 피곤합니다. 왜냐하면, 물리적인 시간은 비슷할지 몰라도 머리가 인지하는 시간은 얼마 안되기 때문이지요.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을 하다가 방해를 받으면, 다시 처음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무엇이 방해요소일까요? 회사에서는 동료가, 상사가, 누가 옆에서 와서 말 거는 것이 주 방해 요소라면, 집에서 일할 때는 가족들이 말을 걸 수 있겠지요. 하지만, 8시간 내내 가족들이 말도 못 붙이는 상황은 비현실적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한 두시간이라도 시간을 정해서 그 때만큼은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사람이 아니라도 방해 요소들은 주위에 많습니다. 메신저, 이메일, 전화 같은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재택근무로 전환된 초기에는 집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정해진 시간에 출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압박감은 사라지지만, 메신저가 울리는 순간 바로 응대해야만 할 것 같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컴퓨터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하고 일하는 시간이 오히려 더 늘어 날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만큼은 이메일, 메신저 등을 꺼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메신저는 켜두되, 알람을 하지 않습니다. 메신저가 꺼져 있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메신저는 켜두지만 알람을 해 두지 않아서 방해를 받지는 않습니다. 전화는 서랍 속에 넣어두고, 일정 시간 간격으로 체크합니다. 또한, 전화가 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요즘은 문자나 메신저로 전화 통화가 가능한 상황인지 묻는 사람들도 많고, 사실 바로 전화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공간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시간을 뭉치는 것으로 귀결되었는데, 사실 공간과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집중할 수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사람많고 시끄러운 지하철에서 집중이 잘 되는 것은 지하철을 타고 내리기까지 방해받지 않고 몰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장실은 가족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몰입할 수 있도록 보장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방해받지 않고 시간을 뭉쳐서 활용하는 것입니다.

시간 관리 하는 책들은 하나같이 십분단위, 십오분 단위, 삼십분 단위로 관리하라든지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라는 메시지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시간은 쪼개고 또 쪼개고, 쪼갤 수 있을 만큼 쪼개서 남는 시간을 알토란같이 아껴써야 하는 것인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터에서의 시간은 다릅니다. 그래서, 처음에 시간은 뭉칠수록 잘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충격일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시간에 대한 개념과 반대되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뭉쳐서 쓴다는 것은 몰입해서 일하라는 의미입니다. 몰입에 이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왠만한 내공을 갖고 있지 않고서야 짧은 시간에 바로 몰입단계에 이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몰입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는 Flow입니다. 우리말로 Flow는 흐름라는 뜻입니다. 처음에 몰입이 왜  Flow일까 궁금했는데, 흐름이 생겨야 생각이 깊어지기 때문에 몰입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로 Flow는 참으로 적절한 것 같습니다. 그 흐름이 생겨야 생각이 깊어지고 농익습니다. 단편 단편 생각이 끊기면 결코 깊은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루 종일 종종거렸는데 대체 오늘 내가 뭐 한거야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곰곰히 되짚어 보면, 전화에 이메일에 방해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해하는 것들이 있다면 과감히 잘라버려야 합니다. 시간을 뭉칠 수 없는 상태에 있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뭉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시간을 뭉치는 데에도 기술과 요령이 필요합니다. 절대 처음부터 안됩니다.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계속 찾아야 합니다.

만약,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일을 시작해 본다고 가정해 봅시다. 새벽 4시에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을 것입니다. 새벽이 일어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직장인들이 보통 밤 12시에 자서 아침 7시에 일어난다고 해도 7시간 정도를 자는 것입니다. 수면시간이 7시간 정도 되는 사람이 4시에 일어나려면 보통 밤 9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보통 퇴근해서 집에 와도 8-9시인데, 사실 회사 출퇴근을 하면서 9시에 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하면 가능합니다. 시간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4시에 일어나면 오전 8시가 되어도 벌써 4시간이나 근무를 한 것이 됩니다. 그것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몰입 가능한 4시간을 확보하는 셈이 됩니다.

만약, 올빼미 스타일은 반대로 12시부터 새벽까지 근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회사 근무 시간이 9-10시에 시작해서 6-7시에 끝난다고 가정해 볼 때, 최소한 9시부터 7시까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일주일이나, 한 달 단위로 작업한 결과물을 매일 체크하지 않고 혼자 작업하는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일 단위로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함께 협업해서 일하는 조직이라면 밤에 일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재택근무를 처음하는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일하듯이 9 To 6로 시작하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사무실이라는 공간은 벗어났지만 시간은 그대로 쓰는 것입니다. 물론 조직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이 시간 동안 원활하게 연락은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쓰는 강도는 개개인이 충분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 이점은 ‘자유롭게’라는 조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때에만 발휘됩니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와 똑같이 일한다면 이는 ‘자유롭게’라는 조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즉, 재택근무의 이점을 못 살리는 것입니다. 재택근무는 사무실보다 방해 요인을 더 쉽게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몰입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제부터 재택근무의 이점을 살려 몰입 충만한 환경에서 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20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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