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재택근무 테스트 기간 삼자앞서 재택근무의 장점들에 대해서 설명드렸는데, 그렇다면 재택근무에는 어떤 단점들이 있을까요?안 보면 멀어진다는 말은 관리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눈 앞에 있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합니다. 우리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로는 이야기 하지만 결과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간 노고, 어려움 이런 것들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원격근무를 하면 눈에 보이지 않으니 결과물만 남습니다. 결과물이나 성과 위주로 판단하는 조직 문화에서는 재택근무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조직에서는 재택근무만큼 불안한 제도도 없겠지요.
이런 조직들의 전형적인 패턴들이 있습니다. 바로, 재택근무 도입과 동시에 업무의 절반 이상을 보고로 써 버리는 것입니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진행 과정을 하루 단위로, 삼일 단위로, 일주일 단위로 보고 하느라 하루가 다 갈 지경입니다. 그리고 관리자들은 한 사람씩 각자 한 보고를 다시 취합해서 위로 올리고 올립니다. 높은 지위의 관리자일수록 이런 일이 더 많아지다보니, 이럴 바에야 차라리 회사에 나가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윗사람이 이런 의사 결정을 하다보면 재택근무는 일단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일할 때를 떠올려 봅시다. 뭐 할려고 앉아 있다보면 누가 말 걸고, 뭐 좀 하면 회의 하고, 그러다 밥 먹고, 또 뭐 좀 작업하다가 누가 부르고 이렇게 하루가 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일을 했지만, 뭔가 의미있는 일을 했다는 충만감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이런 것들은 다 사라지고, 정말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집에서 일을 해도 비슷합니다. 제대로 된 내 책상, 내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해도 아이가 와서 말 걸고, 식구들과 한마디씩 하다보면 집중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들은 밥도 혼자에, 심지어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섞을 일이 없다보니 외롭다는 생각마저 합니다. 직원들도 이럴 바에야 차라리 회사가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관리자도 조직원들도 둘 다 재택근무에 부정적이라면 안 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지금같은 예외 상황이 앞으로는 더 자주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겠지만, 교통 파업, 천재지변 등 예측할 수 없는 사태에 재택근무가 필요한 상황은 계속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번 재택근무 기간을 하나의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테스트 기간으로 삼아 제대로된 효과를 따져보거나 새로운 업무 환경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