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너무 많이 하느라, 자기 일과는 관련 없는 회의까지 참석하느라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직장인들이 많죠. 결정되는 것이 없는데 계속 아이디어를 모으자며 부르거나, 자기가 잘 모르는 주제인데 일단 무슨 말이든 하라며 부른다면 짜증이 나죠.
그중에서도 ‘명확한 주제가 없는데 무작정 소집된 아이디어 회의’만큼 화나는 것도 없어요. 회사가 원하는 것은 분명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일 텐데, 그 문제가 뭔지 구성원에게 명확하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회의를 안 하느니만 못하죠.
아이디어 회의를 열기 전에 적어도 무엇에 관한 아이디어를 낼 건지 정하고, 대체 왜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지 참여자들을 설득해야 해요. 한마디로 아이디어 회의의 ‘키워드’가 꼭 있어야 해요. 오늘은 키워드를 설정하는 꿀팁 3가지를 소개할게요.
1️⃣ 목표와 목적을 구분하자
아이디어를 내는 목적과 목표를 구분해야 해요. 목적은 이유고, 목표는 정량적인 지표예요. 예를 들어 건강을 위해 체중을 5kg 감량할 아이디어를 낸다면, 목적은 ‘체중 감량’, 목표는 ‘체중 5kg 감량’이 되겠죠.
- 목적: 체중 감량
- 목표: 체중 5kg 감량
원하는 구체성에 따라 목적을 키워드로 정할지, 목표를 키워드로 정할지 결정해야 해요. 둘 다 장단점이 있어요. 아이디어를 내려면 처음엔 자유롭게 수많은 아이디어를 낸 뒤(발산), 나중에 유의미한 것들을 골라내야 해요(수렴). 그래서 처음부터 너무 구체적인 목표를 키워드로 설정한다면 생각의 폭이 좁아질 수 있어요.
하지만 목적을 그대로 키워드로 삼아도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어요. 아이디어를 내는 궁극적인 목적은 사실 추상적이고 모호한 경우가 많거든요. 따라서 너무 거대한 목적이라면 조금 구체화하는 것이 좋아요. 예컨대 체중을 감량할 아이디어를 내는데 목적을 ‘건강해지기’라고 잡고 아이데이션을 시작한다면, 범위가 너무 넓어지겠죠.
2️⃣ 범위를 설정하자
발산 모드의 뇌는 마구잡이로 뻗어나갈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회사의 아이디어 회의가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겠죠? 키워드의 적절한 범위를 설정하면 아이디어를 내기 좋아요.
범위는 너무 넓어도 너무 좁아도 안 돼요. 예컨대 ‘미래의 의료기기’는 너무 넓고, ‘미래의 진찰기’는 너무 좁아요. ‘미래 의사가 환자 진찰 시에 사용할 도구’ 정도가 적절해요.
- 너무 넓은 범위: 미래의 의료기기
- 너무 좁은 범위: 미래의 진찰기
- 적절한 범위: 미래 의사가 진찰 시에 사용할 도구
키워드 범위를 어느 정도로 좁혀야 할지 딱 정해진 규칙은 없지만,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할 사람들이 지닌 정보량에 따라 달라져요. 참여자들이 이미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면, 키워드가 구체적일수록 아이디어를 내기 수월할 거예요.
3️⃣ 다른 관점에서 정의해보자
우리는 왜 아이디어 회의를 열까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죠. 그러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아이디어 회의를 하나요? 아니에요. 익숙한 문제라면 매뉴얼대로 쉽게 처리할 수 있어요. 우리는 주로 낯선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죠. 따라서 문제 자체를 낯설게 정의해야만 아이디어 회의에 적절한 키워드를 뽑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자동차 회사에서 새로운 자동차 모델을 내놨는데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 물량이 부족해졌다고 상상해보세요. 소비자들은 10개월 이상의 출고 대기 시간을 참아야 해요. 공급자 관점에서야 행복한 비명을 지르겠지만, 소비자 관점에서는 돈을 내고도 차를 바로 받을 수 없으니 명백히 문제 상황이에요. 이때 문제를 어떻게 덜 익숙하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 상황: 신차 출고가 늦어져 소비자들이 불만이다.
- 익숙한 정의: (회사 관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방안을 고민하자.
- 회의 결과: 소비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 낯선 정의: (소비자 관점에서) 대기 시간을 즐겁게 만들자.
- 회의 결과: 소비자들에게 한 달마다 본인이 구입한 차량이 얼마나 완성되었는지를 보여주자.
- 익숙한 정의: (회사 관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방안을 고민하자.
위처럼 문제를 익숙한 방식으로 정의하면 뻔한 키워드를 잡게 되지만, 문제 자체를 소비자 관점에서 정의하면 새로운 키워드를 뽑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돼요. 문제를 다르게 정의해야 다른 키워드가 나온다는 것, 꼭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