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회의’라는 말만 들어도 답답하고 머리가 아파온다는 사람이 많아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데 평소 잘 마주치지도 않던 회사 사람들과 머리를 맞댈 생각을 하니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게 당연하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그 일의 이름부터 지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이름을 고민하면서 그 일의 진짜 목표와 콘셉트가 명확해지니까요. ‘아이디어 회의’라는 두루뭉술한 어휘나 ‘브레인 스토밍 미팅’처럼 진부한 어휘 대신에 우리 회사나 우리 부서만의 아이디어 회의 이름을 지어보는 것도 좋겠죠. 혁신 기업 Pixar와 IBM의 아이디어 회의 이름을 참고해볼까요?
1️⃣브레인을 믿는 브레인 트러스트(Pixar)
Pixar의 회의, 브레인 트러스트는 제작 중인 작품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에요.
Pixar가 브레인 트러스트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누구나 편하게 의견을 내도록 하자’라는 것이에요. 조직 내에서 심리적 안정감이 없으면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실제로 어떻게 맘 편히 입을 열게 한 것일까요? 네 가지 비결이 있어요.
- 첫째, 회의의 리더(진행자)가 따로 없어서, 서로가 평등한 위치에서 각자의 아이디어 내기에 집중한다.
- 둘째, 모두가 오로지 ‘작품 성공’만을 목표로 삼고 피드백을 한다.
- 셋째, 피드백을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작품에 기여하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 넷째, ‘그거 좋네요, 그리고…(Yes, and)’ 즉 ‘더하기 화법’을 활용한다.
이렇게 하니 정말 회의의 이름대로 각자가 ‘전문 위원’으로서 작품의 성공을 위한 피드백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고 해요. 아무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도 결국 리더의 판단대로 결정되는 우리나라의 아이디어 회의와는 사뭇 다르죠?
2️⃣발라먹는 잼 대신 이노베이션 잼(IBM)
2000년대 초 IBM이 세계적인 회사로 발돋움한 비결로 꼽히는 것이 독창적 아이디어 회의 방식, 즉 ‘이노베이션 잼’이에요.
‘jam’은 평소에는 같이 연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합주하는 것을 가리키는 음악 용어죠, 여기에서 착안해 ‘이노베이션 잼’이란 IBM 직원뿐 아니라 가족, 고객, 협력사, 업계 사람들 수십만 명이 모여 특정 주제에 대해 펼치는 온라인 토론 행사예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노베이션 잼 웹사이트는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평가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이 돼요. 플랫폼에서는 마치 SNS처럼 ‘현재 뜨고 있는 잼(아이디어)’이 표시되어 더 인기 있는 잼으로 관심이 쏠리죠. 관심이 쏠린 아이디어는 무수한 사람의 손을 거쳐 갈수록 구체화되어 IBM의 신사업, 핵심 기술이 되기도 해요. IBM 아이디어 잼은 ‘오픈 이노베이션’(기업 안팎을 넘나드는 아이디어에서 오는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