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의 새로운 혁신. 와비파커와 비전스프링의 협업

신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신발이 없는 아이들에게 새 신발을 한 켤레씩 기부하는 탐스 신발. 탐스 모델이 크게 성공하자 탐스와 비슷한 1+1 (원플러스원) 방식의 기부 사업을 하는 유사 비지니스들도 속속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와비파커(Warby parker)의 안경 사업 역시 이러한 원 플러스 원 기부 모델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하나를 팔면 하나를 기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비전스프링(Visionspring)이라는 단체와 연계하여 그 기부가 저소득층의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또 다른 비즈니스의 형태가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와비파커가 처음 크게 성공하게 된 것은 그들의 혁신적인 유통 방식 덕분이다. 당시 대학원에 다니던 데이브 길보아(Dave Gilboa)와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은 미국의 유난히 비싼 안경의 가격에 대하여 의문을 가졌고 높은 가격의 원인이었던 유통 과정의 거품을 온라인에서 파는 방식으로 제거했다. 또한 그들이 가장 혁신적이었던 부분은 기존의 온라인 구매자들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안경 착용을 집에서 시도 해볼 수 있도록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마음에 드는 디자인 다섯 가지를 골라 신청하면 와비파커는 그 다섯 개의 안경테를 소비자의 집으로 배송한다. 5일동안의 경험 후 소비자는 안경테들을 다시 반송하고 온라인에서 그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결제하면 렌즈와 함께 가공된 안경이 다시 도착한다. 여기서 드는 모든 비용은 회사 측에서 부담하였고 안경 자체의 가격도 미국의 다른 브랜드들 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렇게 미국의 안경 산업에 혁신을 일으킨 와비파커는 미국 유명 월간지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에 뽑히며 동시에 매출 1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안경계에 혁명을 일으킨 와비파커는 탐스처럼 직접 기부하는 모델 대신 비전스프링과 협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와비파커는 안경 한 개가 팔리면 또 다른 안경 하나를 비전스프링에 기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비전스프링의 방식이 흥미롭다. 기부받은 안경을 그냥 나눠주지 않고 저소득층에게 ‘판매’를 한다. 그렇다면 비전 스프링은 무늬만 비영리인 나쁜 단체인가? 대체 왜 공짜로 기부 받은 안경을 판매하는 것일까? 비전스프링은 저소득층을 위한 낮은 가격의 안경을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들은 지역의 주민을 판매원으로 고용하며 시력 검사 방법과 안경판매 전략등을 교육시킨 후 현지에서 낮은 가격으로 생산되거나 와비파커에서 기부한 안경들을 판매한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안경이 필요한 소비자들은 저렴하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에 도수까지 잘 맞는 안경을 간편히 살 수 있고, 또 판매원을 고용된 이들을 돈도 벌 수 있다. 즉 안경 하나 무료로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안경과 관련된 직업을 만들어 저소득층의 자력을 돕는 것이다.

관련링크 : https://www.warbyparker.com/
http://visionspring.org/

INSIGHT
요즘 단체들이나 기업들이 운영하는 비영리 프로젝트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참신한 생각과 영리한 시스템을 개발해 낼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쏟아져 나온다.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이슈들에 연결 고리를 잇고 척척 답을 내어 착한 비즈니스의 대명사가 된 그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가진 자원을 활용하여 저렇게 social impact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회사들이 많이 늘었다. 그런데, 다들 어떤 혁신적인 아이템일까? 만 고민한다. 와비파커가 비전스프링의 파트너십은 그런 회사들을 향해 말한다. 혁신적인 착한 비즈니스로 무언가 사회에 공헌을 하기 위해서 꼭 혁신적인 아이템을 생각해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세상에 똑똑한 사람들은 많고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그런 새롭고 혁신적인 시스템의 사회적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들에게 힘을 보태서, 착한 비즈니스를 더 크게 만드는 것도 혁신일 수 있다. 비록 작더라도 우리 비즈니스와 어느 정도 접점이 있고 같은 목적 의식을 지니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다면, 그 전문가들의 손을 잡고 1+1이 2가 아닌 3, 4가 되는 시너지를 고민해 보자. 세상을 구하는 데 ‘나’보다는 ‘우리’가 더 나을테니.

이코노믹리뷰 [박성연의 비영리를 위한 혁신 이야기]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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