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선하는 변화에 익숙하다
지속적인 개선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개선은 산업 시대에 적합한 개념이다. 공장 하나 짓는데 수천억이 들고, 몇 년 아니 몇십 년이 걸리던 때에는 누가 더 잘 개선하는가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좌지우지되었다. 하지만 상품 하나 서비스 하나를 만드는 데 불과 몇 개월이 걸린다면, 단돈 몇 백에서 몇 천만 원이 든다면 게임의 룰은 어떻게 달라질까? 잘 개선하는 것으로는 기회를 잡을 수 없다.
개선과 혁신은 다르다
어찌 보면 지속적인 개선 활동이라는 것은 임기응변식 대응일 수 있다. 그동안의 개선은 고객이 ‘이것’이 불편하다고 하면 ‘이것’을 고쳐 주고, ‘저것’을 불편해하면 ‘저것’을 고쳐 주고, 고객의 불만이 있을 때마다 땜질해 고쳐주는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똑같은 문제에 대해서 이 고객과 저 고객의 불편이 다르다면, 누구의 의견을 들어줘야 할까? 똑같은 문제에 대해 저번 달에 이야기한 불편과 이번 달에 이야기한 불편 사이에 서로 앞뒤가 안맞는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혁신은 개선과 질적으로 다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단편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 비로소 기존의 것을 넘어서는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소비자 중심의 의미
물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고객 중심은 너무 당연한 말 아닌가?’ 거기에 무슨 새로움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렇게 생각한다면, 아직도 고객 중심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다. 고객 중심의 혁신을 위해서는 빅뱅에 맞먹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만들면 팔린다, 일단 만들어 놓고 누구에게 팔지 고민하자는 사고방식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으로의 전환이 예전에 등장한 market-driven 정도다. 그러나 consumer-centered는 market-driven을 넘어서 온전히 고객에 집중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빅뱅적 사고 전환만이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통찰력이 혁신을 만든다
그래서, 혁신의 시대에는 혁신에 필요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 통찰력은 지속적인 개선안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고객으로부터 불거져 나온 불만사항을 몇 마디 듣는다고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온전히 고객에게 집중하고, 고객을 중심에 놓고 고객처럼 생각해야 한다.
아직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지, 어떻게 마지막 남은 1%라도 더 쥐어짜서 효율을 올릴지를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가? 과거의 경험이 아닌 상상력으로 기회를 만드는 이 시대에 아직도,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