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것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지던 시절, 생산자들은 자동차를 만들기에 앞서 소비자조사를 실시했다. 그들은 사람들을 찾아가서 이렇게 물었다. “말이 좋습니까? 차가 좋습니까?” 그러나 소비자들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말이 더 좋습니다.” 자동차 회사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차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는 차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욕구needs에 부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소비자가 왕이다’, ‘소비자 중심’, ‘소비자 감동’, ‘타겟 소비자’ 등 요즘 우리는 소비자와 관련한 수도 없이 많은 말들을 듣고 고민하며 산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되묻게 되는 ‘소비자 입장’을 고민하기에 앞서 좀더 원론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도대체 소비자는 누구인가? 소비자는 왜 이렇게 중요한 것일까?

소비자에게 도대체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가? 소비자라는 말이 성행하기 이전에도 소비자는 분명 존재했다. 소비자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이 아닌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라는 말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현대사회는 소비사회로 불리기도 한다. 소비자의 사회, 이는 즉,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을 ‘소비’라는 관점에서 포착하는 것이며 이들의 주 기능을 ‘소비’로 파악하는 것이다.만약 ‘사용’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유저’, ‘구매’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구매자’, ‘서비스 이용’에 중점을 둔다면 ‘고객’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말들만으로는 ‘소비자’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없다. 도대체 소비자가 무엇이길래?

소비자는 단순히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고객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우리 회사와 거래하는 기업도 우리의 소비자이며, 현재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지만 향후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소비자로 볼 수 있다. 매일 아침 어딘가로 출근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있는 우리 생산자 또한 한편으로는 무엇을 살지, 어떤 새로운 것들이 나오고 있는지 눈을 번뜩이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 결국 우리 모두가 소비자라는 뻔한 결론이 나온다.

왜 소비자를 봐야 하는가?

우리 모두가 소비자라는 뻔한 결론을 앞에 두고, 그렇다면 왜 소비자를 다시 봐야 하는가에 답해보도록 하자.

‘소비’의 다른 한 축에는 ‘생산’이 있다. 예전에는 생산자가 사회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었다. 생산 중심의 사회에서는 일단 만들고 나서 팔 것을 고려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너도 나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주겠다고 들고 나오는 요즘에는 일단 만들고 보겠다는 안이한 사고는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품질이 향상되기 시작했고, 고객이 불편해 하는 것, 문제로 삼는 것들이 놀랍게 개선되기 시작하였다. 개개인의 기호까지 맞춰주는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니 웬만한 상품, 서비스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의 사회는 소비자의 욕구에 충실히 대응하고 있는 것일까?

확실히 요즘의 사회는 소비자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가 이들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하고 들어준다. 그러나 소비자가 느끼는 문제점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파악할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누구나 개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니즈를 찾아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알지는 못하지만 원하고 있는 것을 미충족 니즈Unmet Needs라고 한다. 혁신 상품이란 이러한 미충족 니즈를 해결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포스트 잇이 없었던 시절,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종이를 원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포스트 잇이 나오자 사람들은 열광했다. 자신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한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혁신 상품은 오랫동안 사랑 받는다.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혁신 제품 혹은 서비스를 개발함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STP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전략을 들고 나온다. 소비자에 따라 시장을 구분하고 하나만 집중 공략하겠다는 STP 전략은 너무 유명해서 대학생들의 보고서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상품은 모두가 원하는 상품이고 모두가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상품이다. 현실적으로 그것이 쉽지 않고, 기존 시장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STP전략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STP 전략은 말 그대로 전략일 뿐이다. 원칙이 없으면 전략도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위에서 말했듯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원칙이란 소비자의 숨은 욕구까지 해결해주는 것이다. 숨은 욕구를 해소한다는 것을 뒤집어 말하면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가 만족할 만한 가치를 충분히 전달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를 어떻게 분류하고 어떻게 규정짓는가는 결국 우리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를 정의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이 글은 SK Telecom의 사내 신문인 ‘Inside’ 제 22호, ‘T 두드림 노트’ 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3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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