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캠퍼스서울이 운영하는 ‘엄마를 위한 캠퍼스’ 2기 프로그램이 알찬 운영을 뒤로 하고 종료됐다.

구글이 만든 창업가 공간인 캠퍼스서울은 지난 3월 30일 시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 ‘엄마를 위한 캠퍼스 2016년 프로그램’을 25일 마쳤다.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육아로 창업의 꿈을 미룬 엄마·아빠들을 돕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18개월 미만 아기들이 놀 수 있는 공간과 아기 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해 육아 부담을 덜어준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7월 처음 시작돼 22명이 1기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 중 약 70%가 계속해서 창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2기 프로그램에는 30여명이 참가했다. 매주 수요일 창업 아이디어 선정과 제품 개발, 마켓 리서치, 비즈니스 모델 수립, 브랜딩·마케팅 워크숍, 자금 조달 방법 등 다양한 강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자가 창안한 사업 아이템을 발표하고 멘토들에게 최종 점검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는 베이비시터 매칭 애플리케이션과 착한 숙박,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꽃 판매, 친환경 화장품 제조업 등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2기 참가자 양효진 씨는 육아용품 정보와 리뷰를 모아보고 최적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육아 아이템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했다. 양 씨는 “육아용품은 해외구매가 전체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반면, 국내에서 제품 정보를 찾기 어렵다”며 “출산용품을 모으고 데이터를 구축해 아이 월령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양 씨의 발표에 박성연 크리베이트 대표는 “월간지 등에서 관련 정보를 이미 제공하고 있는데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운영할 것이냐”며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상품 판매가 연계되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보라”고 조언했다.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도 “모든 제품 리뷰를 가져온 후 이용자 상황에 맞도록 추천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양 씨에게 직접 관련 전문가를 소개시켜줬다.

또 다른 참가자 최경선 씨는 아이와 주말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 판매 플랫폼을 소개했다. 주말에 자녀와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부모에게 파워블로거가 만든 놀이 키트를 소개하고 재료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박성연 대표는 “많은 부모들이 공감할 주제여서 수요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파워블로거보다 미술관·박물관 등에서 판매하는 체험 키트를 활용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참가자들은 엄마를 위한 캠퍼스 활동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공감했다.

한민정 씨는 “전업주부로 생활하며 내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지 고민하고 우울증을 겪었다”며 “캠퍼스서울에서 교육을 받으며 내가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살아있음을 느껴 행복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미애 씨도 “엄마로 살며 세상과 동떨어져 배척받는 느낌을 가졌다”며 “바쁠 때에는 내 아이 두고 뭐 하는 일인가 고민도 했지만 한 공간에서 사람들과 토의하고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멘토로 참여한 박성연 대표는 엄마를 위한 캠퍼스 2기를 마치며 “창업이 쉬운 일은 아닌데 모두가 열심히 준비한 것을 느꼈다”며 “사업 아이템을 준비할 때 지나친 확신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원 구성 등 남은 과정을 잘 보내 모두가 사장님이라 불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배기홍 대표도 “좋은 아이디어는 누구에게나 있다”며 “현실적인 문제를 겪어가며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