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로 아기 사진을 예쁘게 찍을 가볍고 좀 예쁜 카메라 사고 싶은데… 어떤 모델을 사야할지 모르겠어요. 어떤 게 좋을까요? 추천해주세요.’ 제품을 사기 전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많아도 이 질문을 제조사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로 물어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의 제품을 구매해야 할 때 사무적이고 틀에 박힌 대답만 돌아오는 고객센터보다는 개인 블로그나 지인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막상 그 주변의 ‘지인’을 찾는 게 만만치도 않고 개인 블로그마다 다들 의견도 달라서 의견을 구하거나 추천을 받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막상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이것저것 물어봐도 기본적인 질문에 대답조차 잘 못하는 판매원이 영 미덥지 못하다.
이런 문제를 포착한 것이 바로 니들(Needle)이라는 서비스이다. 니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여 특정 회사 제품의 마니아, 일명 니들러(Needlers)를 모집한다. 이들은 트레이닝 후 다른 구매 고려자들에게 문자 메시지, 비디오 또는 온라인 채팅과 같은 방법으로 상담 서비스를 해준다. 누군가에게 제품 추천을 할 때마다 니들러들은 포인트를 쌓고 나중에 그 브랜드의 제품을 살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고객센터의 인력을 늘리지 않아도 되고, 니들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흥미를 나누고 대가를 받게 되며, 상담을 받는 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개인적인 부분의 니즈까지 이야기하며 구매결정을 하게 되는 Win-Win-Win이 된다.
관련링크: www.needle.com
INSIGHT
비즈니스는 원래 윈윈(Win-Win)이 대전제이다. 윈윈이 아닌 비즈니스는 결코 성공할 수도 오래 갈 수도 없다. 니들은 똑똑하게 윈윈윈(Win-Win-Win)의 구도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서비스와 매출, 홍보를 한 번에 향상시키고, 마니아 고객들의 유지와 참여를 도모하며 소비자의 현명한 구매를 돕는다. 기업-소비자라는 구분에서 마니아층을 따로 떼어내어 이 사이를 연결해주었을 뿐인데, 이러한 여러 이해자들이 이득을 보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IT의 발전과 소비행태, 그리고 기업과 소비자의 니즈를 적절히 포착하면 니들과 같은 서비스를 제조업이 아닌 다른 산업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도 있다. 이를 비영리 단체에 적용해본다고 생각해 보자. 비영리 단체가 있고 새롭게 자원 봉사에 대해 시작하고픈 이나 혹은 지원하고픈 이가 있고 이미 자원봉사자계의 마니아, 열성 서포터즈들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을 연결시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혁신 사례 하나 하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례를 관통하는 핵심 원리를 포착하는 것이다. 원리를 알아야 응용을 할 수 있다.
이코노믹리뷰 [박성연의 비영리를 위한 혁신]
201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