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구하는 연지 곤지, 인도의 라이프 세이빙 닷(life saving dot)

우리 나라의 여성들이 화장을 즐기듯 인도, 스리랑카, 네팔 등의 남 아시아에서는 양 미간 사이에 작은 점, 빈디를 찍어 자신을 장식한다. 원래는 종교적 목적과 함께 기혼 여성의 상징으로 쓰였던 빈디는 현대에 들어서는 좀 더 장식적인 의미와 함께 색깔과 모양의 제한 또한 없어지고 있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이 빈디를 통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파하는 라이프 세이빙 닷 (Life Saving Dot)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대체 어떻게 이마에 붙이는 장식인 이 빈디를 통해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일까?

매년 인도에서는 수 백만 여성들이 요오드 부족으로 인하여 뇌 손상, 임신중의 부인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고 한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 나라는 해조류 섭취가 많아 요오드가 부족하다는 것이 생소한 일이지만 전세계적으로 이 요오드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는 생각보다 많다. 인도 정부는 부족한 요오드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네랄과 필수 영양소가 들어있는 소금을 공급하였지만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요오드가 함유된 빈디를 이마에 붙이는 라이프 세이빙 닷 캠페인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바뀐 것은 아니다. 평소 하던 대로 그저 오늘 분위기에 어울릴 빈디를 고르고 붙였을 뿐이지만 이 빈디를 통해 알맞은 양의 요오드를 섭취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요오드는 먹어서도 흡수 되지만 피부를 통해서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빈디는 사람들의 건강에 물리적인 도움을 주는 것 외에도 각 지역으로 퍼지며 건강에 무지했던 주민들에게 영양에 관한 올바른 인식을 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링크 : www.neelvasantfoundation.org

INSIGHT
힌두 전통에서 양 미간 사이는 생명의 에너지 혹은 기가 모이는 곳이라 여겨지는 일곱 “차크라(Chakra)” 부위 중 하나 이다. 라이프 세이빙 닷 캠페인은 물리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점을 전통적인 개념의 생명의 에너지가 모이는 신체 부위에 붙이는 것으로 마치 이전부터 그래왔던 것 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스며들었다. 비즈니스든 비영리든 전에 없던 새로운 컨셉을 실제로 도입할 때  유념해야 할 것은 지속성이다. 그럴려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계속 굴러갈 수 있는가 여부이다. 제아무리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하더라도 전에 없던 새로운 행동을 취해야 한다면 실패 확률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의 행동의 변화시킨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있는 듯 없는 듯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기존 문화에 과학 기술을 적절히 융합하여 있는 듯 없는 듯 스며드는 라이프 세이빙 닷처럼 말이다.

이코노믹리뷰 [박성연의 비영리를 위한 혁신 이야기]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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