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트렌드 읽기 : 욜로에서 갓생으로 그 다음은?

여러 권의 트렌드 책을 어떻게 정리하면 잘 정리할까? 고민하다가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울림이 있는 단어를 손꼽아보니 ‘갓생’이라는 단어가 남았다. 아마 피상적으로 생각한 갓생과 실제 소비자의 행태로 보이는 갓생이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 왜 한 때는 욜로더니 이제는 갓생이 되었을까? 그것도 최악의 불경기를 앞두고서. 대체 무엇이, 어떻게 변한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트렌드는 일시적 유행을 의미하는 fad와 다르다. 드라마 하나 뜨면 유행하는 OOO 귀걸이, OOO 목걸이와는 다르게 일정 기간 동안 나타나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화 안에 있을 때는 그 경향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체감하기 어렵다. 우리는 문화 내적 존재들이니까. 그런데 비교를 하면  좀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과거와 비교하고 외국과 비교하면서 ‘아, 변했구나!,  다르구나’를 이해할 수 있다.

 

한 번뿐인 인생 OOO.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OOO에 들어갈 말은 즐기자! 누리자! 였다. 탕진하는 삶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라는 대의명분으로 덧씌웠다. 그런데 코로나를 겪고 코인과 주식 광풍이 불고 나더니 이제는 한 번뿐인 소중한 내 인생.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가 따라붙었다. 새벽에 일어나는 루틴을 나만의 리츄얼이라 칭하며 인증샷을 찍고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을 뿌듯해하며 계획한 하루를 살아내려고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성실하고 모범적인 삶에 ‘갓(God)’을 붙이며 ‘갓(God)생(生)’이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흔히 갓(God)이란 너무 좋아 인간계를 넘는 신계라는 의미다. 따라서, ‘갓생’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신계의 삶, 신급의 삶’이라는 뜻이다.

 

인생을 전지전능한 신처럼 마음대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실제 ‘갓생’은 마음대로이긴 한데 ‘방탕한 마음대로’가 아니라 내가 해내겠다고 결심한 것을 해내는 즉 자신의 계획을 부지런히 실천하는 ‘성실한 마음대로’이다. 스스로에게 집중하기 위해 아침 5시에 일어나고 물 2L를 마시고 달리기를 하고 일기를 쓰는 소소한 것 같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빡센 삶을 갓생이라 칭한다. 일찍 나는 새가 벌레를 잡으니 너도 일찍 일어나라!가 아니라 나 스스로 일찍 일어나는 삶을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걸 해 낸 나를 칭찬하면서 갓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트렌드를 읽는다는 의미는 갓생이라는 ‘현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맥락을 짚어 ‘이면’을 읽는 것이다. 이면을 읽지 못한 채 현상에만 매몰되면 수학 공식을 외워서 풀다가 응용 문제 앞에서 속수무책이듯, 한 수를 내다보는 현명함대신 엉뚱한 수를 짚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갓생의 이면은 무엇일까?  

 

경향을 나타낸다 함은 어떤 힘이 작용으로 볼 수 있다. 그 힘이란 사람들의 이상적으로 여기는 삶에 대한 동경이다. 이상을 따라가고 싶은 동기가 에너지가 되어 힘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갓생의 이면에는 어떤 동경이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먼저 ‘성취하는 나’에 대한 동경이 있다. 성취가 곧 성공은 아니다. 성취를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에 성취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열심히 한다고 잘하는 것은 아니니까. 성공에는 사회적 시선이 녹아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열심히 하는 것 보다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했었다. 성공을 동경했고, 성공으로 이룬 부를 동경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갓생은 성공과는 거리가 있다. 꼼수부리지 않고 부지런히 성실히 자신이 스스로 계획한 것을 통제하고 수행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는다. 잘하는 것 보다 ‘열심히’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수행의 결과보다는 수행의 과정이 중요하며 매일 매일을 미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완생’을 살아내고자 애쓴다. 미생처럼 순응하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완생’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생’을 목표로 온전히 살아내고자 한다. 넘사벽의 목표를 정해두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한 목표, 내가 성취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마치 게임의 퀘스트를 성공시키듯 미션을 달성(mission clear)한다.

 

성취를 통해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받고 싶은 것이다. 보장되지도 않을 성공을 위해 참고 인내하며 해내야지!를 미덕으로 삼던 시절 성공이란 남들이 그렇다고 여기는 타인의 시선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딱 내가 성취할 수 있는 정도의 목표를 세워두고 자족한다. 기준은 남이 아닌 내가 되었다. 내가 주체이다. 내가 주체가 되기 위해서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성취는 그 확신을 굳게 믿게 만드는 하나의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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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23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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