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세상을 구하다, 장난감을 닮은 지뢰 제거기

‘아프가니스탄’ 하면 떠오르는 것은?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납치된 불모의 땅?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고 미국과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  아프가니스탄은 지구상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묻혀 있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1000만개 이상의 지뢰가 묻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지뢰를 모두 없애는 데 어마어마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지뢰 제거를 위해서는 일단 고가의 금속탐지 장비가 있어야 하고, 두껍고 무거운 보호복도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지뢰 제거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마수드 하사니가 장난감을 모티브로 아주 간단하면서 강력한 지뢰 제거기를 만들었다.

일명 ‘마인카폰(Mine Kafon)’. 마인은 ‘지뢰’, 카폰은 아프가니스탄어로 ‘폭발’이라는 뜻으로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지뢰가 폭발한다’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네덜란드로 이주한 이 디자이너는 20년 전 가지고 놀던 ‘바람의 공’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나무와 고무를 사용해서 지뢰 제거 장치를 만들었다. 사람이 필요없이 바람이 불면 마인카폰 혼자 스스르 움직이고, 만약 땅 밑에 지뢰가 있다면 지뢰가 폭발하면서 고무발이 부서진다. 하지만 마인카폰에는 부서진 고무발 이외에 나머지 다른 고무발이 있어 바람에 계속 굴러갈 수 있다. 마수드는 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킥스타터에 올렸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2억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고, 마침내 마인카폰은 세상 빛을 보게 되었다. 첨단 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단돈 3달러로 훌륭한 지뢰 제거기가 탄생한 것이다. 뉴욕현대미술관 MoMA에서는 마인카폰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이를 위한 전시를 열기도 했다. 현재 마인카폰은 GPS를 탑재해 지뢰 제거된 곳을 웹사이트로 추척해서 안전한 길 지도를 만드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관련 링크 : http://minekafon.org
http://www.youtube.com/watch?v=SziFg_HYzNY

INSIGHT
아이들은 놀이에 천부적이다. 바람이 불면 바람으로, 땅에 떨어진 낙엽으로 놀이를 만들어 낸다. 5살 마수드가 가장 좋아한 놀이는 바람의 힘으로 갈 수 있는 밤송이 모양의 공뭉치 장난감을 만들고 노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장난감은 훗날 멋진 지뢰 제거기로 재탄생되어 아프가니스탄에 희망의 빛이 되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미래에 어떤 빛이 될 수 있을까? 장난감 휴대폰, 장난감 베이킹 세트처럼 어른들의 생활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것 같은 장난감은 이미 그 용도가 정해져 있어서 새로운 놀이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요즘 아이들은 놀이학교에서 놀이를 배운다. 노는 것조차 어른들이 짜놓은 프로그램 속에서 노는 아이들이 이전보다 더 빨리 글을 읽고 숫자를 셀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없던 걸 만들고, 있던 것을 새롭게 조합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에 노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 힘이 10년 후 20년 후 어떤 희망의 빛이 될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알 수 없기에.

이코노믹리뷰 [박성연의 비영리를 위한 혁신 이야기]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4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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