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를 위한 혁신] 재택근무의 본질은 생산성이다

재택근무 좋은가? 나쁜가? 

재택근무가 좋다. 나쁘다를 한 마디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재택근무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을 떠올린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회사는 공간에 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직원들은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게 자유롭게 시간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질도 높아지겠지요.

실제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아침 운동하거나 애완견과 산책 후에 근무를 시작했다는 사람들도 주위에 꽤 있었습니다. 출퇴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준비할 필요도 없고,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도 줄어드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점이 있습니다. 차가 줄면 교통 혼잡도 완화되고, 대기오염도 줄어들어 환경에도 더 좋을 것입니다.

 

재택근무 힘들다 힘들어    

재택근무의 장점들에 대해서 설명드렸는데, 그렇다면 재택근무에는 어떤 단점들이 있을까요? 안 보면 멀어진다는 말은 관리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눈 앞에 있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합니다. 우리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로는 이야기 하지만 결과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간 노고, 어려움 이런 것들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원격근무를 하면 눈에 보이지 않으니 결과물만 남습니다. 결과물이나 성과 위주로 판단하는 조직 문화에서는 재택근무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조직에서는 재택근무만큼 불안한 제도도 없겠지요.

이런 조직들의 전형적인 패턴들이 있습니다. 바로, 재택근무 도입과 동시에 업무의 절반 이상을 보고로 써 버리는 것입니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진행 과정을 하루 단위로, 삼일 단위로, 일주일 단위로 보고 하느라 하루가 다 갈 지경입니다. 그리고 관리자들은 한 사람씩 각자 한 보고를 다시 취합해서 위로 올리고 올립니다. 높은 지위의 관리자일수록 이런 일이 더 많아지다보니, 이럴 바에야 차라리 회사에 나가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윗사람이 이런 의사 결정을 하다보면 재택근무는 일단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일할 때를 떠올려 봅시다. 뭐 할려고 앉아 있다보면 누가 말 걸고, 뭐 좀 하면 회의 하고, 그러다 밥 먹고, 또 뭐 좀 작업하다가 누가 부르고 이렇게 하루가 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일을 했지만, 뭔가 의미있는 일을 했다는 충만감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이런 것들은 다 사라지고, 정말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집에서 일을 해도 비슷합니다. 제대로 된 내 책상, 내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해도 아이가 와서 말 걸고, 식구들과 한마디씩 하다보면 집중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들은 밥도 혼자에, 심지어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섞을 일이 없다보니 외롭다는 생각마저 합니다. 직원들도 이럴 바에야 차라리 회사가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참에 재택근무 효과 테스트 기간으로 삼자   

관리자도 조직원들도 둘 다 재택근무에 부정적이라면 안 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지금 많은 회사들이 시행하고 있는 재택근무는 이런 장점 때문에 시작한 것이 아니라 반강제적으로 시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같은 예외 상황이 앞으로는 더 자주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겠지만, 교통 파업, 천재지변 등 예측할 수 없는 사태에 재택근무가 필요한 상황은 계속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면 알고 있던 장점보다는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오는 어려움 더 크기 마련입니다. 재택근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재택근무는 할 것이 못된다는 이상한 선입견만 남길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해 봤다는 강력한 경험의 증거까지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번 재택근무 기간을 하나의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테스트 기간으로 삼아 제대로된 효과를 따져보거나 새로운 업무 환경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재택근무 효과 따지기 

효과를 따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효과로 볼 것인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즉,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할지 평가 기준을 미리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재택근무의 효과를 따지기 가장 쉬운 방법은 조직원들에게 ‘재택근무해보니 어땠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재택근무를 해 보니까 직원들이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심리적인 측면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경제적 측면을 따져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재택근무가 더 효율적인지 아닌지 따져보는 것입니다.

일터에서 효율화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생산성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것입니다. 공간이 줄면 그 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문제는 생산성입니다.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시간당 업무에 관한 것입니다. 평소 3시간 걸리던 일을 1시간만에 처리한다거나,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이 일하는 것이 되겠지요. 또한, 생산성에는 각자 일하는 것도 포함되지만, 회사는 조직으로 일하기 때문에 조직원들 간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합니다. 동일한 정보를 부서원들이 공유하는데 있어서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더 적은 시간이 걸리는지도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시 사항을 전달할 때도 글보다 말이 우선일 때와, 말보다 글이 우선일 때 전달하는 쪽은 어느 쪽이 쉬운지, 전달 받는 쪽은 어느 쪽이 쉬운지 다양한 방식으로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내부 기준들을 토대로 우리 회사에 재택근무가 더 맞는지, 아닌지를 따져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근거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우리 조직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남들이 안 좋다고 해도 우리 조직에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재택근무를 한 번에 무자르듯이 하는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테스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크리베이트도 처음에는 거점 공간을 두고 회의하거나 자발적으로 나와서 근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서서히 재택근무로 전환하였습니다.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환경을 접하면 누구라도 처음에는 낯설기 마련입니다. 어떤 환경으로 세팅하는가에 따라 재택근무 효율은 굉장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택근무의 효과를 제대로 따지기 위해서는 재택근무에 대한 셋팅을 고려해야 됩니다. 그리고, 그 셋팅은 한 번에 되기 어렵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시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일하느라 바빠서 효과 따지고 그럴 시간이 없다구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변화에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현실에 적용하기란 쉽지가 않으니까요.

처음 재택근무를 접하면 마치 근무 장소가 바뀐 것으로 생각들을 합니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단순히 사무실에서 집으로 공간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재택근무의 본질은 장소가 아니라 생산성입니다. 사무실에서는 이런 핑계 저런 핑계 댈 핑계가 많았지만 재택근무는 업무의 흐름을 방해하는 비본질적인 요소들이 다 날라간 상태인지라 오로지 알맹이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조직에서 재택근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20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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