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휴대폰으로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금이 100㎏, 은이 1000㎏, 코발트 2만㎏, 팔라듐 60㎏, 텅스텐 1000㎏. 폭발 사고로 문제가 된 삼성의 갤럭시 노트 7 430만대에 들어 있는 자원이다. 선박용 컨테이너로 따지면 무려 28개가 필요하고, 길이로 따지면 갤럭서 노트 7을 이어 붙여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이다. 이 휴대폰을 그대로 폐기한다면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없을까?

어쩌면 토퍼 화이트(Topher White)가 중고 휴대폰을 활용해 개발한 열대우림을 보호장치가 그 답이 될 수도 있겠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2014년 8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년간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은 6207㎢(제곱킬로미터)로 이는 서울시 면적 10배에 해당한다. 지구상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25%를 흡수해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 이 열대우림이 파괴되는 주원인은 불법 벌목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나 넓기 때문에 불법 벌목을 감시하기가 쉽지 않다. 브라질이 인공위성을 이용해 감시를 시도했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그런데 물리학자이자 엔지니어, 발명가인 토퍼 화이트는 인공위성 같은 최첨단 감시 장치가 아닌 중고 휴대폰을 활용해 새로운 감시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외부의 태양열 패널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고, 보호용 플라스틱 상자 안에 휴대폰과 마이크를 달아 전기톱이나 목재 운반 차량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휴대폰 한 대로 약 3.14㎢를 커버할 수 있다. 만약 이 공간이 벌목된다면 자동차 3000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지구는 그대로 떠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테스트한 결과 실시간으로 불법 벌목을 감시해 현장에서 벌목꾼들을 잡았다. 단 한 번도 불법 벌목을 제지받은 적이 없었던 벌목꾼들은 처음에는 당황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제지받은 사람들은 이후 불법 벌목은 저지르지 않았다. 감시가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현재 토퍼 화이트는 레인포레스트 커넥션(Rainforest Connection)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다양한 곳으로부터 중고 휴대폰을 기부받고 있다.

관련링크: https://rfcx.org/

INSIGHT
중고폰을 활용한 열대우림 감시 장치는 최첨단 해결책이 아닌 이미 있던 것들을 활용한 사례이다. 버려지는 기기를 잘 활용해 이렇게 멋진 일을 할 수도 있다.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휴대폰의 수거 및 재활용률은 20%를 밑돌며 우리나라의 경우 4%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존 기기가 구식이 되었을 뿐 그 쓸모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삼성 갤럭시 노트7의 경우 이미 결함이 밝혀졌고 이는 회사에 커다란 손실을 안겨주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이 기기의 새로운 쓸모를 더하는 상상력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명한 결정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갤럭시 노트 7이 재앙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전 세계 인류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코노믹리뷰 [박성연의 비영리를 위한 혁신]
2016.12.13

저자 크리베이트
발행일 2018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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