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길거리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곤란한 경우가 있었는지? 상가 주변에는 화장실이 있지만 잠겨 있거나 상가 손님들에게만 개방되기 일쑤고, 개방된 화장실이 있더라도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거나, 애써 화장실을 찾았다고 해도 청결하지 않아 그 고마움도 잊고 빨리 나오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상점 입장에서도 계속 화장실만 관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손님도 아닌 사람들이 와서 화장실을 더럽힌다면 이 또한 골치 아플 것이다.
미국의 GOOD2GO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다. 깨끗하고 청결한 화장실을 쓰고 싶은 사용자와, 골치 아픈 화장실을 대신 관리해 줬으면 하는 가게 주인들을 위해 마치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처럼 상가의 화장실을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GOOD2GO의 가장 큰 장점은 깨끗하고 위생적이라는 점이다. 화장실 문을 열거나 손을 씻고 말릴 때 손을 댈 필요 없이 모든 것이 센서로 작동된다. 문을 열 때는 GOOD2GO 앱을 다운받아 QR코드 인증을 하면 자동으로 열린다. 심지어 물을 내릴 때도 손을 가져가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간다. 문 외에 변기, 세면대, 드라이어 등 모든 시설은 손댈 필요 없는 터치리스(Touchless)로 위생적이다.
또한 화장실에 가기 위해 기다릴 필요도 없다. GOOD2GO 앱을 다운로드하고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면 지도상에 주변에 갈 수 있는 화장실의 위치와 앞에 몇 명이 줄을 서고 있는지 나온다. 이 중 이용할 화장실을 선택하면 가는 길과 함께 화장실을 열 수 있는 QR코드가 발급되고, 자신의 순서가 되면 앱으로 알림을 준다. 화장실 앞에 줄을 설 필요 없이, 매장에 있다가 순서가 왔을 때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앱이 없어도 문을 열 수 있다. 매장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상점에서 주는 인쇄된 QR가 찍힌 종이를 들고 가거나, QR 코드가 찍힌 계산서를 들고 가면 된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계산대에 물어보거나 열쇠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손님 입장에서도, 가게 입장에서도 모두 환영할 만하다.
사용료는 하루 2.99달러, 일주일 14.99달러, 한 달 19.99달러, 3개월 49.99달러로 책정되어 있다. 사실 화장실이 잘 구비된 건물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이 서비스는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택시 기사나 택배 기사처럼 길 위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화장실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가게 주인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소형 가게 사장의 경우 화장실 관리를 위한 별도의 인력을 두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화장실을 방치할 수도 없다. 그런데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터치리스 시설들을 갖춘 깨끗한 화장실로 공짜로 개보수를 해주는 것은 물론, 화장실 관리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사장 입장에서는 QR코드가 있는 사람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으니 관리하기도 쉽고 심지어 화장실 이용권 수익을 배분받아 추가 소득까지 올릴 수도 있다.
가게 주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GOOD2GO는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비즈니스다. 추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깨끗하게 관리되는 화장실은 기본인 데다, 추가 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급할 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되고 있는 화장실이니 청결 상태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인 것이다.
https://www.good2go.global/index.html
INSIGHT
GOOD2GO는 여러 개의 화장실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효율적으로 관리해 규모의 경제를 갖췄고, 청소원을 둘 형편이 안 되는 작은 가게들도 저비용으로 고퀄리티의 화장실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혼자서 꾸는 꿈은 꿈이지만 모두가 꾸면 현실이 된다’는 명언처럼, 혼자서 겪는 어려움은 어려움으로 끝나지만 그걸 뭉쳐서 어떻게든 해결하려 들면 방법은 찾아진다. 어려움을 겪는 지점을 날카롭게 정의하고, 이에 대한 깊은 공감 위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이를 구체화한다면 말이다.
[박성연의 비영리를 위한 혁신] 2018.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