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프리존 미림여고
중학교: 마음도 근육이다 — 일상에서 익히는 마음 훈련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과 대응의 한계

우리 아이들이 아픕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픕니다. 국내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높아졌고, 12~14세 연령대에서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의 대응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상담 교사를 연결하거나, 일 년에 한두 번 정신건강 검사를 실시합니다. 문제가 생긴 후에야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몸이 아프면 어디가 아픈지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아플 때 아이들은 무엇이 힘든지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본인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잘 모릅니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훈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무언가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못한 채 혼자 감당합니다.

 

인식부터 치유까지 연결된 5단계 케어

문제는 생기고 나서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생기기 전부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layer를 촘촘히 쌓았습니다. 첫 번째는 마음 진단입니다. 오늘 나는 어떤 상태인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를 스스로 들여다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은 마음 노트입니다. 매일 짧게 자신의 감정을 기록합니다. 21일이면 습관이 되고, 한 달이 지나면 억지로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는 루틴이 생집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무엇이 힘들었는지, 무엇이 좋았는지를 짧게 적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 패턴을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기면, 실제로 힘든 순간이 왔을 때 무너지지 않을 힘이 필요합니다. 마음 ER 키트입니다. 호흡법, 감정 표현 카드,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 아이들이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꺼내 쓸 수 있는 도구들입니다. 마음 노트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알게 된 아이는 키트를 더 잘 씁니다.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공간이 더해집니다. 학교 안 비어있는 공간 하나를 스트레스 프리존으로 만들었습니다. 호흡과 명상을 해볼 수 있는 코너,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표현 공간, 조용히 혼자 있을 수 있는 자리가 함께 있습니다. 마음 노트에서 익힌 것을 이 공간에서 몸으로 체험합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익힌 것은 다릅니다. 공간이 있기 때문에 훈련이 실제가 됩니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번, 전교생이 함께하는 마음 페스티벌을 엽니다. 마음 건강을 무겁고 조심스러운 주제가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마음 노트에서 시작된 것이 페스티벌의 장면이 되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감정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혼자 쓰던 노트가 함께하는 문화가 되는 순간입니다.

진단으로 자신을 알고, 노트로 습관을 만들고, 키트로 위기에 대처하고, 공간에서 몸으로 익히고, 페스티벌에서 함께 나눕니다. 각각의 층이 다음 층을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이 구조가 촘촘할수록 아이들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힘도 강해집니다.

 

일상의 습관이 만드는 단단한 회복력

아이들의 마음 건강을 위해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상담실은 이미 있습니다. 정신건강 검사도 매년 합니다. 그런데 왜 아이들은 여전히 혼자 감당하고 있을까요. 문제는 구조입니다. 위기가 생겼을 때 연결되는 시스템은 있지만, 위기가 오기 전에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돕는 일상의 구조가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하려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마음 건강을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습관으로 만드는 것. 한 번의 캠페인이나 특강으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마음 노트를 한 달 쓴 아이는 달라집니다. 자신이 무엇에 예민한지, 어떤 상황에서 무너지는지를 압니다. 그 아이는 스트레스 프리존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압니다. 페스티벌에서 친구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더 깊이 공감합니다.

층층이 쌓인 경험은 서로를 강화하고, 그렇게 쌓인 것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마음의 근육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번의 개입으로 지켜지지도 않습니다. 매일 조금씩, 여러 층위에서 꾸준히 쌓여야 합니다. 그 구조를 설계하는 것 — 이것이 핵심입니다.

 

 

분야 : IMPACT
고객사 : 국민은행
연도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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