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생활가전 시장이 새롭게 성장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생활가전을 고를 때 브랜드와 디자인을 세심하게 따지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걸맞는 제품이라면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도 매년 더 혁신적이고 더 고급스러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특히 ‘주방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냉장고 시장에서도 초대형 용량, 온도 세부 조절, 탄산수 기능 등을 앞세운 신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프리미엄 냉장고에 대한 사용자들의 ‘느낌’은 어떨까? 최근 출시되는 프리미엄 냉장고를 보면 기술적, 기능적 측면의 혁신이 강조되고 있는 데 비해, 감성적 측면은 다소 덜 다뤄지고 있는 면이 있다. 어떤 소비자들은 요즘 냉장고가 10년 전 제품만도 못하다고 말할 정도이다. 물론 소재나 칼라 등은 외관 디자인은 매우 고급스러워졌다. 하지만 구매 후 실제 생활에서 사람들이 어떤 감성을 느끼는지까지는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냉장고는 다른 제품과 달리 한번 구입하면 5~10년을 쓰고, 하루에도 수십번 열었다 닫았다 해야 하는 제품이다. ‘보는 감성’이 아니라 ‘생활 감성’이 가장 중요한 제품인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냉장고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을까? 냉장고를 쓰면서 어떤 ‘사용감’을 원할까? 왜 그런 감성이 중요하며, 어떻게 하면 그러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을까? 크리베이트와 삼성전자는 이러한 질문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실제 생활과 냉장고 사용을 들여다보고, 특히 냉장고의 첫 접점이라 할 수 있는 ‘도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감성 혁신 컨셉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일반적 니즈가 아니라 감성적 측면의 니즈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크리베이트는 기존 감성 연구와 이론을 분석하여, 제품과 인터랙션할 때 인간의 감성적 반응을 세 가지 레벨로 나누어서 분석할 수 있는 Emotional Response Level 이라는 프레임워크로 정리하였고, 이를 토대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는 감성 반응 레벨에 맞춰 3가지 단계로 진행되었다. 먼저 냉장고 도어의 실제 사용과정을 비디오 촬영과 함께 관찰하여 소비자의 직접적인 반응을 빠짐없이 기록했고, 1:1 In-depth Interview를 통해 드러난 반응 뒤에 숨은 니즈를 찾고자 하였으며, 이에 더해 Mind Discovery, Feeling Match up 등 은유적인 방법론을 통해 말로 표현 하기 어려운 느낌까지 포착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수집된 감성 반응 데이터를 정리하여 Emotional Experience Map 을 통해 분석하였고, 그 결과 16개의 Explicit Needs와 3개의 Latent Needs, 그리고 5개의 Implication을 도출하였다.
이후 아이디어 개발과정에서는 앞서 도출된 Implication이 ‘감각적으로’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크리베이트의 오감 방법론을 활용하였다. 방법론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워크숍을 통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접목한 100여개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였고, 이후 이중에서 가장 Value 있는 아이디어 5개를 선정하여 소비자가 새로운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감성 도어 컨셉으로 최종 개발하였다.
최근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등 새로운 기술이 생활가전에 적용되면서 앞으로 우리의 가정 생활이 크게 혁신할 것이란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정 생활에서 기대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와 감성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번 프로젝트에서 도출된 인사이트와 아이디어가 앞으로 출시될 혁신적인 냉장고에도 계속해서 적용되어, 세밀한 부분의 감성까지 고려한 제품으로 출시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