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는 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시도 때도 없이 미세먼지 주의보,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뜬다. 이에 가정 내에서도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 중의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 습한 여름을 나려면 ‘에어컨’에 ‘제습기’에, 건조한 겨울을 나려면 ‘가습기’ 까지. 메르스 때는 ‘제균기’까지. 이렇게 하나둘씩 들여놓다 보면 집안은 어느새 전자제품들로 꽉 들어차 버린다. LG 전자는 공교롭게도 이 모든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다. 그렇다면, 개별 제품들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제품들을 연결해 새로운 밸류를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본 프로젝트는 집안 내 에어케어 제품 카테고리 내에서 혁신적인 제품 컨셉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였다. 에어케어의 중심에는 에어컨이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가 일반 가정의 거실에 보는 스탠딩 에어컨은 혁신 그 자체이다. 이전에는 업소용으로 쓰는 것을 가정용에 맞도록 변화시킨 것이다. 공조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해외보다는 우리 나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이다. 이러한 에어컨 및 에어케어 제품에 무엇을 더하거나 빼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아이디어를 낼 때 너무 넓은 범위는 도움이 되지 않은다. 적절하게 범위가 좁아질 때 즉, 한정된 제약이 있을 때 오히려 아이디어를 잘 낼 수 있다. 새로운 혁신의 방향성을 ‘Convergence’ 에서 찾기로 하였다. Convergence를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통합, 융합, 복합, 매시업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이 Convergence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 이후 이러한 개념을 토대로 아이데이션 방법론을 설계하여 아이디어 워크샵을 통해 새로운 컨셉을 도출하였다.
INSIGHT
혁신은 나오고 나면 평가 받기 쉽지만, 나오기 전에는 평가 받기 어렵다. 닌텐도를 떠올려 보라. 지금은 스마트 폰 때문에 구닥다리가 되었지만, 한 때 닌텐도 게임기는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게임기가 아닌 노인을 위한 게임기라니. 참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만들었다는 후한 평가를 했었다. 그런데, 이 닌텐도가 세상의 빛을 보기 전을 한 번 상상해 보자. 기획자가 ‘노인들을 위한 게임기’ 라는 아이디어를 보고 했다면 그런 거 말고 좀 더 새롭고, 좀 더 혁신적인 컨셉을 가져와보라는 핀잔을 듣기 쉽상이었을 것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오히려 Wow 하지 않다. 너무 Wow하면 가까이 하기가 어렵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가운데 뭔가가 다를 때 대중들이 반응한다. 그래서, 혁신 아이디어 발굴은 아이디어 발상 과정 자체보다 임팩트 있는 아이디어를 골라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