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덕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놀이 시간을 수업 시간에 보장하는 학교

빼앗긴 움직임의 권리와 시간

3~7세 아이들에게 몸을 움직이는 것은 선택이 아닙니다. 이 시기의 신체 활동은 대근육 발달과 직결되고, 대근육 발달은 균형감각, 집중력, 정서 조절 능력의 토대가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하루는 이미 빼곡합니다. 학원과 과외로 채워진 방과 후 시간에 마음껏 뛰어놀 자리는 좀처럼 없습니다. 공간이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규 시간표에 담은 발달 지향 공간

먼저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가 함께 모였습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공간이면 좋겠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원하는 것은 많은데 공간은 좁았습니다.

그래서 복층으로 설계했습니다. 원통 슬라이드, 클라이밍 언덕, 트램펄린, 원통 전망대가 제한된 면적 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각각의 시설은 3~7세 대근육 발달에 근거해 배치되었습니다. 클라이밍과 언덕 오르기는 하체 근력과 균형감각을, 트램펄린은 신체 협응력과 고유감각을, 슬라이드는 공간 지각 능력과 속도 조절 능력을 자극합니다.

공간이 완성된 것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이 공간을 활용하는 수업을 정규 시간표에 넣었습니다. 방과 후 여유를 기대하는 대신, 학교 안에서 움직임이 보장되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가족 단위 활동이 포함된 수업도 함께 운영됩니다. 아이 혼자의 경험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나누는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환경에 대한 감각도 놀이 안에 함께 담았습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프트 공, 개당 약 1.2kg의 플라스틱 폐기를 늦출 수 있는 업사이클링 블록박스 보관함을 배치했습니다. 아이들은 매일 그 물건을 집고 던지고 쌓으면서, 따로 배우지 않아도 버려진 것이 다시 쓰인다는 감각을 몸으로 익힙니다.

공간이 수업으로 이어지고, 수업이 가족의 시간으로 이어지고, 그 안에서 환경 감수성까지 자랍니다. 층층이 쌓인 이 구조는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계속 작동합니다.

 

일상의 구조를 바꾸는 연결된 경험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설계에 반영했을 때, 공간은 달라집니다. 주어진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공간에서 아이는 다르게 놉니다. 더 오래 머물고, 더 조심스럽게 다루고, 친구를 데려옵니다. 애착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것은 공간 이후입니다. 공간이 수업으로 이어지고, 수업이 가족의 시간으로 확장됩니다. 많은 아이들이 학원과 과외로 채워진 하루를 보내는 지금, 학교가 먼저 움직임의 시간을 돌려주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닙니다.

공간을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공간이 실제로 쓰이는 구조를 함께 설계했다는 것 — 그 차이가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시설 지원과 다르게 만듭니다. 환경에 대한 감각도 마찬가지입니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공을 가지고 노는 아이에게 환경 교육을 따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몸으로 먼저 경험한 것은 머리로 배운 것보다 오래 남습니다.

놀이와 배움과 환경 감수성이 같은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각각의 경험은 서로를 강화합니다. 공간 하나, 수업 하나, 행사 하나로는 아이들의 일상이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층층이 쌓일 때,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계속 살아있는 무언가가 남습니다.

 

 

분야 : IMPACT
고객사 : 포르쉐 l 초록우산
연도 : 2023

프로젝트 요청하기

"*" indicates required fields

소식 받기
This field is for validation purposes and should be left unchang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