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된 놀이터와 잃어버린 일상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동네, 공원도 변변치 않은 곳에 자리한 학교입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공간이 학교 운동장 말고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운동장의 놀이기구마저 노후화와 안전 문제로 전면 철거됐습니다.
하루아침에 아이들의 놀이터가 사라진 것입니다.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도 딱히 할 것이 없는 아이들. 그 풍경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열망을 담은 직접 제작 놀이터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의 대답은 명확했습니다. 짚라인, 웨이브 짐, 그물 아지트, 대형 슬라이드 — 신나게 몸을 쓰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때로는 숨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공간을 받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양말목을 직접 엮어 리사이클 볼을 만들었고, 그 공을 이 공간에서 직접 활용했습니다. 집에서 가져온 레고가 리유즈 레고 월이 되어 공간의 한 벽을 채웠습니다.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한 드로잉 보드에는 아이들의 그림이 하나씩 쌓였습니다.
공간이 완성된 후에도 아이들은 계속 무언가를 만들고, 가져오고, 채웠습니다. 자신이 만든 것이 있는 공간은 다르게 대합니다. 더 아끼고, 더 오래 머뭅니다.
공간의 주인이 되는 애착의 힘
완성된 날 아이들의 반응이 모든 것을 말해줬습니다. 신나게 뛰고, 매달리고, 소리를 지르며 에너지를 쏟아냈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 하나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이 동네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놀이터 조성과 달랐던 것은,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 공간의 주인이였다는 점입니다. 원하는 것을 말하고, 직접 만들고, 공간을 채웠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프로젝트가 끝나도 살아있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공이 굴러다니고, 아이들이 가져온 레고가 벽에 붙어 있는 한, 이 공간은 계속 아이들의 것입니다.
뛰어놀 공간이 있다는 것. 그것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일인지는, 그것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