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주로 어디에서 물건을 살까? 명동? 강남?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지역’으로 몰려가고 있다. 바로 ‘웹과 모바일’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집에서든, 길에서든 ‘몸고생’ 없이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할 수 있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수 년 내에 온라인 소매점이 오프라인 소매점의 지위를 위협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아마존은 미국에서 13번째로 큰 소매점이 되었다. 오프라인 소매점에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협적인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매점이라는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존의 관점에 갇혀 있다. 수요-공급이 일어나는 ‘채널’로 보는 비즈니스적 관점과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는 ‘브랜드 공간’으로 보는관점이 그것이다. 두 가지 모두 결국 공급자 관점의 접근이라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물건을 팔거나, 브랜드를 알리는 것일 뿐, 공간이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가치와 역할을 못찾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크리베이트는 삼성SDS와 함께 소매 공간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삼성 SDS는 최근 물리적인 공간에 ICT 기술을 적용하는 스마트 컨버전스(Smart Convergence)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크리베이트는 먼저 ‘소매점’이라는 공간을 다시 정의하는 질문을 만들었다. ‘매장에 가지 않고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시대에 소매공간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우리는 결국 소비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구하러 현장에 나가야만 했다. ‘Rapid Ethnography’를 통해 소비자의 매장 경험(Experience)를 면밀히 관찰했다. 관찰 후 우리는 단순히 공간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도 중요한 경험의 ‘무대’란 것을 발견했다. ‘아직 매장에 오지 않았지만 ‘니즈’를 가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먼저 접근할 수 있을까?’, ‘매장을 나간 사람들에게 어떻게 좋은 기억을 오랫동안 남길 것인가?’ 이러한 질문은 공간을 혁신하기 위해 공간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아이러니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이 프로젝트는 다수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어떤 방법론으로 아이디어를 낼 것인지 효과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었다. 삼성 SDS의 가장 큰 강점은 훌륭한 ICT 기술력에 있다. 그런데 ICT 기술과 공간의 접목은 잘못하면 ‘’신기한’ Product를 어떻게 공간에 배치할 것인가’에만 집중하게 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크리베이트는 이러한 제품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기 위해 7 Type Innovation을 방법론으로 활용했다. 7 Type Innovation은 크리베이트의 독자적인 Innovation Tool로 혁신을 위한 7가지 관점을 정리한 것으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도구로도 쓰인다.
7 Type Innovation의 관점에서 볼 때 소매점은 단순히 유통 Channel 이 아니다. 소매점은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직접적이고 밀도 있게 일어나며, 나아가 활발한 참여(Engagement)를 유도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갖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소매점 서비스는 인간 대 인간의 대면 서비스지만, 여기에 IT Product을 접목하면 더 흥미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7 type innovation을 통해 기존의 유/무형 서비스 구성요소를 다른 차원으로 바꿔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의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1차적으로 200여개의 아이디어를 발산했고, 간단한 Sketch 작업을 통해 Develop하였다. 그 다음 사전에 합의한 3가지 기준으로 아이디어를 엄격하게 평가하여 최종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10개의 아이디어를 선정하였고, Storytelling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생생한 실사 이미지로 Visualization하여 구체적인 Description을 포함한 User Scenario 형태로 제작하여 전달하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소매 공간의 혁신으로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