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브랜드 Revitalization

오랫동안 국내 부동의 1위 자동차 회사였던 현대자동차는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글로벌 제조사이다. 견고한 품질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앞세운 현대자동차는 차종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해외 시장의 반응과 달리, 언제부턴가 국내 소비자들이 현대자동차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것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만큼 훌륭한 제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와 관련하여 겪게 되는 서비스들에 대한 불만이었다.

사실 자동차 회사의 서비스를 생각하면, A/S 나 시승 서비스 외에 떠오르는 게 별로 없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A/S만 친절하게 제공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자동차는 구동 기능 외에도 다양한 요소의 관리가 필요한 복잡한 물건이다.

그렇다면 과연 소비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불편해하고 또 어떤 점을 만족스러워할까? 자동차 제조사가 기술이 아닌 소비자 경험 측면에서 다가갈 수 있는 접점이 무엇이고, 거기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현대자동차와 크리베이트는 이와 같은 새로운 관점의 질문을 시작으로 소비자 경험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현대자동차와 함께한 이번 프로젝트는 제품을 둘러싼 서비스를 가시화하여 보는 것을 최초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런데 고객 여정(Experience Journey), 이모션 맵(Emotion Map), 블루프린트(Blue print) 같은 서비스 디자인의 대표적인 툴들은 그 자체로는 큰 인사이트를 주진 못한다. 조사 결과물을 가시화시켰다 하더라도 그 현상 뒤에 있는 이면을 밝혀내는 것은 또 다른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리베이트는 차를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을 살피기 위해 예비 소비자들까지 대상에 포함했고, 기회가 되는대로 소비자의 가족과 친구 같은 주변인들도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편, 각각의 소비자가 속한 경험 단계에 따라 인도받는 과정을 지켜봤고, 퇴근길의 차량에서 함께 타 인터뷰하기도 했다.

특히 인터뷰를 통해서는 인터뷰 대상자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정답만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가 실제로 차를 사용하고 주차하는 방법이나 차에 어떤 장식을 놓는지, 차량을 처음 인도받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와 같은 소비자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여러 장소를 방문하는 사이트 비지팅(site visiting)을 포함했다.

그런데 작업을 하면서 몇 가지 흥미로운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새 차를 받는 기쁨이 커야 할 차량 인도장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상태를 보인다든지, A/S를 받기 전에 감정 곡선이 큰 폭으로 내리는 것 등이었다. 삼 대 가 소나타를 타는데도 아무런 혜택이 없는 것에 실망감 등은 사소한 듯 보이지만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소였다.

이러한 현상 이면에 있는 내용을 파악해야 했다. A/S를 받기 전에 사람들이 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차가 고장 났다는 이유보다는 오히려 자동차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은 소비자 관점에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바가지 쓰는 거 아닌가?’, 가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와 같은 부수적인 문제들 탓에 받는 심리적 압박감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는 홈 투 홈 서비스’나 ‘찾아가는 비포 서비스’같은 솔루션들이 나오게 되었다. 홈 투 홈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전문 담당직원이 방문해 차량을 인수한 다음 수리 후 다시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었다. 또한, 자동차에도 리텐션 (Retention)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설계하였다.

이렇게 진행된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내부 서비스 혁신안을 마련하였고, 이것을 실행하기 위해 다시 내부 태스크포스팀(TFT)이 꾸려졌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이후 현대 자동차는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올 초부터 새로운 서비스 혁신들을 차례로 선보이면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분야 : Service Design
고객사 : 현대자동차
연도 : 2010

프로젝트 요청하기

"*" indicates required fields

소식 받기
This field is for validation purposes and should be left unchang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