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청소년 스트레스 프리 존 조성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가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 정도로 스트레스는 일상적인 용어이다. 이는 성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청소년건강온라인행태조사(2016)에 따르면, 청소년 2.8명 중 1명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으며, 4.2명 중 1명은 우울감, 8.5명 중 1명은 자살 생각을 경험하는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청소년이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자해 사진을 공유하는 ‘자해 인증’까지 등장할 정도라고 한다.

특히 청소년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경험하는 동시에 사회적 역할에 따른 기대도 커지면서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에 반해,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성인에 비해 적절한 관리 및 해소방안에 대한 인지뿐만 아니라 해소 방법도 제한적이다. 따라서,  다른 연령대보다 더 많은 부적응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이에 대한 안내와 학습이 시급하다.
스트레스도 관리하면 좋아질까? 기존에도 다양한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들은 존재했었다. 그런데, 단순히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 당장이라도 달려가 긴장된 신체를 이완하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누그러지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크리베이트, 서울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가 함께 서울시에 위치한 초중고 6개 학교 내에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관리 방법을 학습할 뿐만 아니라 실제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인 스트레스 프리 존(Stress Free Zone)을 만들었다.

보편적 청소년을 위한 공간
청소년을 위한 정신 건강 서비스 및 공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진다. 첫째 고위험군 청소년을 위한 케어 서비스로 교내 상담 센터인 We Class, 지역의 정신건강 지원 센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두 번째는 보편적 아이들을 위한 휴게 공간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휴게 공간의 경우 자유롭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단순 휴식 공간으로만 활용되고 있어 정신건강 관리 역량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We Class나 지역의 정신건강 지원 센터의 경우 양질의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지만, 고위험군에 속한 소수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보편적 아이들은 그 혜택을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마저도 심리적 장벽이 높아 접근이 어려워 다수의 청소년들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스트레스 프리 존은 고위험군 청소년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초기 단계의 청소년들이 쉽게 방문하여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우울 등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하였다.

환경이 아닌 나를 변화시키는 공간
명상, 마음 챙김, 긍정심리, 인지심리 등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스트레스 자체를 보다도 스트레스를 느끼는 주체를 그 중심에 둔다. 흔히들 스트레스 관리의 핵심을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원인으로부터 회피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스트레스 관리의 핵심은 스트레스를 받고 대응하는 주체의 인식 상태. 즉 스트레스에 대한 ‘나의 반응’을 변화하는 것이다.

나를 변화시키는 첫 단계, 이해하기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스트레스 받는다.’라는 말은 자주 사용하지만, 자신이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 타입인지,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는지 등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적절한 대처를 반복하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 무기력 등 2차 스트레스를 받는다. 따라서,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스트레스 프리존에서는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대처 방법을 학습하기에 앞서 자신에 대해 알아 갈 수 있도록 마음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하였다. 이를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 정도와 스트레스 반응 유형, 스트레스 대처 유형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나를 변화시키는 두번째 단계, 탐색하기

자신에 대해 이해했다면, 두 번째는 기존에 하던 방식 외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다. 대부분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실제 도움이 되는지 되지 않는지 등을 생각하지 못하고, 하던 방식대로 대처하곤 한다. 스트레스 프리 존에서는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관리 방법(1.음악듣기, 2.책읽기, 3.아로마 향 맡기, 4.컬러 테라피, 5.친구와 함께 놀기, 6.운동하기, 7몰입하기)을 제시한다. 청소년들이 이를 체험해 보고, 그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스트레스 관리 방법의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스트레스 프리 존에서 제안하는 관리 방법이 정답이라 할 수 없다. 스트레스 프리 존의 핵심은 개별 솔루션 체험이 아니라, 스트레스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만드는 것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평소에 하던 방식대로가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는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의 시작은 ‘마음’에 상처가 생겼을 때 상처가 깊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하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 민감성을 키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스트레스 프리 존이 학교라는 배움의 공간에서 지식적인 것 이외에도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다독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배워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INSIGHT
어떤 공간에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마음은 달라진다.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공간 프로젝트를 풀어갈 때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은 ‘그 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마음을 갖게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어떤 마음을 갖게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스트레스 프리 존은 어떤 마음을 갖게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끝이 났다. 질문으로 끝이 났다는 것은 열린 결말을 의미한다. 한 번의 변화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 공간을 더 의미있게 만드는 과정이 중시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트레스 프리 존’이  ‘학교라는 공간’이  팽팽한 긴장감이 맴도는 곳에서 이완할 수 있는 곳으로, 머리를 채우는 배움에서 마음을 채우는 배움으로 변화하는 데 작은 변곡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야 : Service Design
고객사 : 국민은행, 교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연도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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