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로 마을에 자부심을 주는 New Space 개발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영화초등학교, 영등포중학교, 영등포고등학교는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학교다. 이 학교들은 특이하게도 또래 간 학교폭력 보다는 상급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초등학생들은 중고등학생들을 무서워하고, 중학생은 고등학생들을 문제아로 인식하고 있었다.
정말 영등포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문제아들이고, 학교폭력의 주범일까?

통학로 공유로 인한 잦은 대면
세 학교는 등하교 시간은 다르지만 하나의 통학로를 사용하면서 대면의 기회가 많았다. 통학로뿐만 아니라, 편의점, 분식점, 버스 정류장도 함께 사용하다 보니 대면하는 일은 더 많았다.
그런데, 서로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가진 상태에서 자주 대면하다 보니, 실제 상급학교 학생에 의한 학교폭력이 심각하지 않음에도 거짓 소문이 생성되고 부정적 소문이 증폭되면서 두려움이 더 커졌다. 여기에 학생 수도 중고등학교가 초등학교보다 많다 보니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는 상황이었다.

낙후된 환경과 외부의 부정적 시선으로 상급학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강화
세 학교가 위치한 동작구 대방동 일대는 2003년 뉴타운지구로 지정되면서 개발이 금지된 상태로 타 지역 대비 노후주택 비율이 월등히 높다. 학교 주변에는 노후 주택과 좁고 어두운 골목길이 많았다. 이러한 학교 주변 환경은 학생들의 심리적 두려움을 증폭시켰고, 여기에 인근 지역과의 경제적 격차로 세 학교에 대한 평판도 좋지 않아 인근 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강했다.

마을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 하락
세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인근 지역과의 격차, 낙후된 환경은 상급 학교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뿐만 아니라, 마을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함께 하락시키고 있었다. 인터뷰 도중 학생들은 모교를 ‘똥포’, ‘똥통’ 등 부정적인 단어로 표현하고,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서로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없애고,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동시에 마을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긍정적 상상을 통한 심리적 거리 줄이기, 상상 접촉
초중고가 함께 어울리거나 소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같은 집안 형제들도 어울리기 어려운 나이가 아닌가? 오해를 없애겠다고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을 대면하게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따라서 직접적인 접촉보다는 상상접촉을 매개로 상호 간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 상상 접촉 (imagined contact): 외집단 범주에 속한 구성원과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심리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것 만으로도 태도 변화가 일어난다는 이론.

지역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향상을 위한 아트 프로젝트
어른들에게 마을은 재개발 이후 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곳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오랜 시간 개발이 멈춘 낡은 마을이었다. 특히 최근 재개발이 진전되면서 빈집과 낙서, 쓰레기로 방치된 공간이 늘어나고 있었으며, 주택 밀집 지역으로 랜드마크로 삼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보니 학생들은 친구들과 만남의 장소를 ‘쓰레기 화단’, ‘재개발촉진지구 앞’이라 부르고 있었다.
따라서 오래되고 낡은 마을을 아트 작업으로 예술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킴으로써 마을의 자부심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1. 어둡고 낡은 통학로의 새로운 이름 영라이트
사람을 처음 만나서 알게 되는 이름은 외모, 인종처럼 매우 중요하다. 특히, 부정적인 이름은 자존감을 하락시키고 스트레스,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등포를 똥포라 부르는 상황에서 세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Young Light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Young Light는 영등을 재해석한 단어로 영화초등학교, 영등포중학교, 영등포고등학교의 공통된 명칭인 영을 뜻하며, 젊음을 상징하는 Young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Light는 어둡고 낙후된 통학로 일대를 밝게 개선하고 마을과 학교를 재조명한다는 의미다.

2. 서로를 위한 거점 공간
세 학교 학생들이 서로에게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거점 공간을 만들었다. 각각의 공간은 선후배를 위해 세 학교 학생들이 직접 낸 아이디어로 구성되었으며, 초등학생 거점 공간은 중고등학생이, 중학교 거점 공간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이, 고등학교 공간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이 디자인에 참여하였다.

3. 통학로 안내 사이니지
대방동 일대는 자연발생형 비정형 주거지로 메인 통학로를 제외하고 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좁은 골목길로 이뤄져 있다. 낙후된 환경과 어둡고 좁은 골목길은 학생들로 하여금 상급 학생과의 부정적인 접촉을 상상하게 했고, 상급학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낙후된 환경과 좁은 골목길을 본 프로젝트로 개선할 수는 없지만, 통학로 일대에 사이니지 시스템을 일괄 적용함으로써 분절된 골목길을 안전한 통학로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4. 아트월 ‘함께여서 더 좋은 우리’
이번 학교폭력 예방디자인 사업은 폭력 예방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상에서 마주치는 어두운 환경을 개선하고, 마을과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 까지 고려 해 학생들의 통행이 가장 많은 메인 통학로 입구에 학생들이 생각하는 학교의 특징과 장점을 입체 아트월로 구성하였다.

4. 스트릿 아트
통학로 주변, 우범화가 우려되던 공간은 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전문작가의 디자인이 만나 마을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예술적 공간으로 재탄생 했다.

INSIGHT
사실, 대부분의 청소년들에게 상급학교 선배들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다. 여기에 상급학교에 대한 안 좋은 소문과 조심하고 피하라는 어른들의 경고 등이 합쳐지면서, 상급생들에 대한 두려움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 어른들은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를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주의를 주는 것이겠지만, 이러한 말들로 인해 상급학교 학생은 잠재적 가해자이자, 두려움의 대상으로 각인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고 했다. 자신을 둘러싼 문화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사회적 규범을 학습하는 동시에 편견도 함께 배운다. 서울영화초등학교, 영등포중학교, 영등포고등학교 역시 어른들의 편견, 고정관념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 되어 서로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기 이전에, 어른들의 태도와 생각이 함께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분야 : Service Design
고객사 : 서울시
연도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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