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다. 소비자와 브랜드가 만나는 접점으로 제품 경험에서 브랜드 경험까지 브랜드가 가진 본질과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공간이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매장을 제품 전시 공간에서, 제품 경험 공간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그로인해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계획이 없어도 부담 없이 매장에 들러 제품을 확인하고, 테스트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심리적 진입장벽이 높은 매장이 있다. 바로 자동차 매장이다. 우리나라의 운전면허 취득인구는 2014년 기준 2,900만 명을 넘어섰고, 자동차 등록대수는 2,000만 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자동차 매장은 차를 구매하는 시점에 용기를 내 방문하는 곳이다.
기아자동차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게 할 수 있을까?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기아자동차에 관심 있는 고객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이 방문하고,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기아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스페이스 구축을 목표로 본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본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질문은 두 가지이다. 첫째 기아자동차에 관심 있는 고객뿐만 아니라 자동차 자체에 관심 있는 개인, 혹은 지금은 자동차에 관심이 없지만 이후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잠재고객까지 다양한 고객의 방문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둘째 차량 탐색이나 구매를 목적으로 방문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와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먼저 기아 브랜드 스페이스의 경험을 구체화하는데 필요한 비전과 Design Principle을 정의하였다. Design Principle은 기아차의 철학과 오프라인 매장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구체화하였다. 또한 공간의 비전과 Design Principle이 추상적인 개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브랜드 공간 디자인에 반영될 수 있도록 Hardware, Software, Humanware 측면에서 세부 Requirement를 정의하였다.
이후 기존 예상 방문객 외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기아 브랜드 스페이스를 방문할 고객들을 세분화하였다. 각 세그먼트가 가지고 있는 Needs와 방문 이유, 목적을 바탕으로 그들이 겪을 수 있는 경험을 정의하고, 이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방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어떠한 Component가 필요한지 정의하였다.
마지막으로 Design Principle, 방문객 세그멘테이션, 벤치마크에 근거하여 크리베이트의 아이데이션 솔루션을 활용해 150여 개의 새로운 Component를 발굴하였다. Component는 각 방문객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이후 타브랜드 스페이스와의 차별성, 영향력, 실행 가능성 등 Criteria를 토대로 선별하였다. 이렇게 선별된 Component는 다시 사용자 경험 여정을 바탕으로 재정리하여 실행 전략 및 실행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리포트로 전달하였다. Hardware, Software, Humanware 측면에서 종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기아 브랜드 스페이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INSIGHT
소비자의 구매 프로세스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하고 있지만, 자동차 구매고객은 여전히 온라인 채널보다 직접적인 제품 경험이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을 중시하는 구매 경향을 보인다. 이는 자동차가 제품에 대한 실제적인 경험이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매장은 어떠한가? 자동차 구매 계획이 없거나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카페와 자동차 매장을 결합하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자동차 전시를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정말 자동차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제품을 노출시킬 수는 있지만, 실제적인 경험을 유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눈으로 보는 자동차 경험이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제품으로 변화될 자신의 삶을 떠올릴 수 있어야 진정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방문하고, 부담 없이 질문하며, 개인에게 맞춤화된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image: kia motors